[넥스트11이 뜬다] 다시 일어서는 필리핀

입력 2010-12-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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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소비가 경제성장 이끌어...내년 8% 경제성장률 목표

(편집자주: '넥스트 11'이 주목 받고 있다. 멕시코를 비롯해 나이지리아와 파키스탄 등 브릭스의 뒤를 이어 성장잠재력이 풍부한 국가들의 고성장이 이어지면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넥스트 11은 경제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한국, 멕시코와 개발도상국 상태에 있는 이집트와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 등 함께 묶어 일반화하기 어려운 점은 있지만 풍부한 성장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5000만~2억명의 평균 인구로 풍부한 내수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10회에 걸쳐 넥스트 11 국가의 경제와 투자전략을 분석한다)

<글 싣는 순서>

1. 중남미 경제의 맹주, 멕시코

2. 아시아의 떠오르는 호랑이, 인도네시아

3. 터키, 옛 제국의 영광 다시 살린다

4. 베트남 ‘제2의 용’ 성공신화 쓴다

5. 아프리카 선도하는 나이지리아

6. 다시 일어서는 필리핀

7. 북아프리카의 태양, 이집트

8. 이란, 핵제재를 넘어라

9.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파키스탄

10. ‘개도국’도약 꿈꾸는 방글라데시

아시아 2류 국가로 전락했던 필리핀이 다시 일어서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3.7%의 부진한 경제성장속도를 보였던 필리핀은 올해 제조업의 성장, 수출과 소비의 꾸준한 증가세 등에 힘입어 다시 부활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필리핀 주요 경제현황

필리핀은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8.2%에 달해 3년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3분기에도 6.5% 성장률로 빠른 경기회복세를 보였다. 필리핀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정부 목표인 5~6%선을 무난히 넘을 전망이다.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6월 “내년에 연 8% 성장률을 이룩하겠다”면서 “인프라 프로젝트에 향후 2년간 160억달러(약 18조원)를 투입해 경기를 부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의 성장 동력은 수출이다. 아시아 지역의 전자제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필리핀은 지난 9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46.1% 급증한 53억1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1991년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아시아 2류 국가로 전락했던 필리핀 경제가 다시 일어서고 있다. 사진은 필리핀 마닐라시 전경 (블룸버그)

같은 기간 필리핀의 대싱가포르 수출은 전년에 비해 6배 증가했고 대중 수출은 4배 늘어나 미국과 유럽으로의 수출 부진을 만회했다. 필리핀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전자제품은 9월에 전년 동월 대비 54.6% 급증한 34억8000만달러의 실적을 기록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로버트 프라이어-완데스포드 인도·동남아 경제 부문 대표는 “필리핀은 고부가가치 반도체의 생산과 조립으로 특화돼 있으며 생산물량 대부분이 중국과 싱가포르로 수출된다”면서 “이는 필리핀이 글로벌 틈새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은 필리핀에서 28년이 넘는 기간 동안 주요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세계 최대 휴대폰용 반도체 제조업체인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는 지난 2007년 향후 10년 동안 총 10억달러를 투자해 필리핀에 반도체 조립공장과 테스트 설비를 설립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필리핀 북부에 위치한 TI의 바구이오 공장은 노키아 휴대폰에 들어가는 반도체의 전량과 소니 에릭슨 휴대폰의 반도체 80%를 공급한다.

필리핀 경제의 장점 중 한가지는 지나치게 수출의존도가 높은 이웃 국가들과 달리 수출과 소비, 투자가 균형 있게 분포돼 있다는 점이다.

약 1600억달러에 달하는 필리핀 국내총생산(GDP)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로 전체 GDP 중 수출 비중이 60%에 달하는 태국이나 90%를 넘는 말레이시아와 대조를 보인다.

HSBC의 셔먼 찬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중동 등 해외에서 일하는 800만명이 넘는 해외 근로자들의 본국 송금액이 필리핀 내수를 지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필리핀 근로자들의 송금액은 국가 경제의 10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지난 1~9월 필리핀 근로자들의 본국 송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7.8% 늘어난 138억달러를 기록했다.

셔먼 찬 이코노미스트는 “필리핀 근로자들의 본국송금액 증가세로 인한 자금 유입으로 소비와 투자가 견실하게 성장할 것”이라면서 “정책결정자들도 투자자들의 신뢰감을 높이고 친기업적 환경을 조성하는 등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의 소비지출은 지난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필리핀의 올해 외국인직접투자(FDI)는 6억39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0% 증가할 전망이다. 코카콜라는 지난 9월 필리핀에 향후 5년 동안 10억달러를 투자해 생산설비와 유통망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필리핀의 소비자물가도 지난 10월에 전년 동월 대비 2.8% 올라 11개월래 최저폭의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경기부양책을 추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필리핀 중앙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현행 4%로 12개월 연속 동결했다. 기준금리는 지난 1990년 통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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