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넘치는 은행들 中企에 "돈 빌려 가세요"

입력 2010-12-03 11:2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운용처 못찾은 시중銀 기업영업 강화 나서

시중에 자금이 넘쳐나지만 마땅한 운용처를 찾지 못하고 있던 시중은행들이 기업 영업 강화에 나섰다. 특히 그 동안 끊임없는 자금 유입에도 리스크가 낮은 대기업 대출에 주력해 왔던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로 점차 선회하고 있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경영진들과 함께 오는 22일까지 전국의 영업점과 기업들을 방문키로 하는 등 기업고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한 영업점장들에게 우량한 기업에 대한 대출금리를 연 1%포인트까지 낮출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등 기업 고객 유치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국민은행은 와이즈소호론 등 신상품 판매를 통해 2조원 규모의 중소기업 대출을 확보키로 하는 등 중소기업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경쟁 은행에 기업 고객을 많이 빼앗겼기 때문에 우량 기업을 재유치하기 위해 담보가 있거나 신용도가 좋은 기업에는 대출 금리를 우대해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도 영업확대를 위한 준비에 돌입했으며 우리은행은 우리금융그룹의 민영화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하나은행도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가 끝나는 시점에 영업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1등 은행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며 ‘신한사태’로 흔들렸던 조직을 추스리는 동시에 영업강화 고삐를 죄기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 민영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돼 예금보험고사와 경영정상화 이행약정을 맺지 않게 되면 본격적으로 영업 확대에 나설 것으로 분석된다. 이종휘 우리은행장 행장은 “대형 시중은행들을 중심으로 금융권 재편이 본격화됨에 따라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이라며 “내년 경영 목표를 ‘조직역량 집중을 통한 경쟁우위 확보’로 정하고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올해 초 금융위기로 인해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 중소기업 대출 등과 같은 여신 회수에 집중했지만 최근엔 넘쳐나는 자금으로 인해 운용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가계대출의 경우 자금운용 규모 등 현 상황을 봤을 때 한계점에 다달았다는 평가가 있는 만큼 중소기업 대출 등에 보다 집중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 일각에선 은행들이 중기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영업전략을 선회하고 있지만 그동안 ‘비올 때 우산을 뺐는 방식’이었던 만큼 근본적인 영업 태도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올해 초부터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기업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기업대출을 옥죈 가운데 상대적으로 부실 우려가 큰 중기대출을 더욱 줄였다.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원화대출 잔액은 11월 말 현재 297조3070억원으로 전월말보다 1조895억원 줄어 지난 6월말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반면 대기업대출은 54조881억원으로 1조3839억원 증가하면서 1월 이후 이어진 증가세를 유지했다.

특히 올해 9월말까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증가액 6조2000억원 가운데 기업은행이 5조원을 기록, 80% 이상을 차지하면서 다른 시중은행들은 중기대출을 줄이거나 순증액이 미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은 어려운 시기에 대출을 옥죄는 방식으로 운영해 왔다”며 “기본적으로 수익을 내야한다는 점은 알지만 어려운 시기엔 기업을 외면하고 이제와서 다시 기업 유치에 나선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안가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영업 강화하고 나섰지만 M&A(인수·합병) 등의 이슈를 안고 있어 상대적으로 부실 가능성이 있는 중기대출 확대에 부담을 안고 있다”면서 “은행의 영업건전성을 높이고 지주의 M&A를 돕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게 (중기와 같은) 저신용 고객에 대한 대출을 다시 축소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가족이라 참았지만"…장윤정→박세리, 부모에 눈물 흘린 자식들 [이슈크래커]
  • 여름 휴가 항공권, 언제 가장 저렴할까 [데이터클립]
  • ‘리스크 관리=생존’ 직결…책임경영 강화[내부통제 태풍]
  • 단독 R&D 가장한 ‘탈세’…간판만 ‘기업부설연구소’ 560곳 퇴출 [기업부설硏, 탈세 판도라]
  • 푸틴, 김정은에 아우르스 선물 '둘만의 산책'도…번호판 ‘7 27 1953’의 의미는?
  • 임영웅, 솔로 가수 최초로 멜론 100억 스트리밍 달성…'다이아 클럽' 입성
  • 한남동서 유모차 끌고 산책 중…'아빠' 송중기 근황 포착
  • [날씨] '낮 최고 35도' 서울 찜통더위 이어져…제주는 시간당 30㎜ 장대비
  • 오늘의 상승종목

  • 06.20 10:27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1,954,000
    • -0.05%
    • 이더리움
    • 5,037,000
    • +1.04%
    • 비트코인 캐시
    • 556,500
    • +0.36%
    • 리플
    • 700
    • +0.29%
    • 솔라나
    • 192,300
    • -2.09%
    • 에이다
    • 548
    • +0.55%
    • 이오스
    • 812
    • +2.4%
    • 트론
    • 164
    • +0.61%
    • 스텔라루멘
    • 133
    • +3.1%
    • 비트코인에스브이
    • 63,150
    • +0.88%
    • 체인링크
    • 20,410
    • +2.31%
    • 샌드박스
    • 463
    • +2.6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