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車랑나랑] 텃세 가득한 국제모터쇼

입력 2010-10-05 15:34 수정 2010-10-0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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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모터쇼에 다녀왔습니다. 지난달 30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오는 17일까지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 드 베르사이유' 박람회장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전세계 23개국 260여 자동차 및 부품사가 참여해 서로의 기술력을 뽐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 어딘가에선 국제모터쇼가 하나쯤 열리고 있습니다. 1년이면 400개가 넘는 국제모터쇼가 치러지는데요. 그만큼 자동차는 경제적인 측면을 벗어나 우리생활 깊숙이 자리잡고 있고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커다란 잔치가 됐습니다.

수많은 국제모터쇼 가운데 5대 모터쇼가 주목을 받습니다. 미국 북미오토쇼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프랑스 파리모터쇼,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 일본 도쿄모터쇼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이들 모터쇼가 이름을 알린 건 다양한 대내외적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자동차를 생산하지 않고 있는 스위스를 제외하면 이들 모두 자동차 강국입니다. 글로벌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메이커들이 자국 국제모터쇼에 심혈을 기울이기 때문이지요. 이들이 걸출한 신차를 모터쇼에 선보이면서 세계적 관심이 모아지기 쉽고 자연스레 5대 모터쇼 반열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것입니다.

이런 모터쇼에는 보이지 않게, 아니 오히려 드러나게 텃세를 부리는 경우가 왕왕있습니다.

처음 파리모터쇼에 참가했던 것은 정확히 10년 전이었습니다. 2000년 파리모터쇼는 그야말로 푸조와 시트로엥의 잔치였습니다. 우리 현대기아차는 물론 일본과 미국 메이커조차 파리에서는 찬밥이었습니다.

자국에서 치러지는 모터쇼인 만큼 프랑스 푸조와 시트로엥이 다른 메이커보다 주목받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다만 그 정도가 무척이나 심했던 것이지요. 10년 만에 다시 찾은 파리모터쇼 역시 이전과 별반 다를게 없었습니다.

미국 북미오토쇼 역시 GM과 포드, 크라이슬러로 규정지어진 빅3가 그들 만의 리그를 치릅니다. 일본 도쿄모터쇼의 텃세도 만만찮습니다.

독일 프랑크루프트 모터쇼 역시 대표적인 독일차 만의 잔치입니다. 우리의 일산 '킨텍스' 규모의 전시장이 10여개나 몰려있는 박람회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는 각각 널찍한 전시관을 하나씩 독차지합니다.

물론 우리의 서울모터쇼 역시 국산차에 대한 배려가 지나치게 높습니다. 전시장의 절반을 국내 완성차 브랜드가 차지하는 등 우리차에 대한 지나친 애착이 깊게 스며있습니다.

나아가 일본 혼다가 신차를 선보이고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는 동안 바로 코앞에 있는 쌍용자동차는 국민가요 '독도는 우리땅'을 귀청 떠나가게 틀어놓고는 합니다.

물론 독도는 누가 뭐래도 우리 땅입니다. 그러나 그 사실을 혼다 프레젠테이션에 맞춰 전시장 떠나가게 틀어놓는 것도 엄연한 서울모터쇼의 텃세입니다.

우리 자동차산업은 아직도 갈길이 멉니다. 우리 스스로 우리 브랜드에 대한 자긍심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잘못된 시각은 바로잡아야 우리의 모터쇼가 그리고 우리 차 산업이 발달할 수 있습니다.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는 미국의 빅3나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조차 공통적으로 배분된 공간에 부스를 차립니다. 중립국적인 성향이 가득한 이곳 모터쇼가 전세계 자동차 기자들에게 가장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진정한 의미의 모터쇼를 치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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