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엔 쇼핑백, 등엔 백팩 '큰손' 중국인 명품·화장품 쓸어담아

입력 2010-10-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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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연휴 9일 최대 명절 '국경절' 맞아 명동 휩쓸어…통역부족·차별화 물건 없어 발길 돌리기도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을 맞아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중국 국경절은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 간으로 경우에 따라 9일이 되는 긴 연휴기간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국경절 연휴동안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가량 늘어난 6만명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국경절을 맞아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시내 면세점이나 명동 등 쇼핑특구는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명동지역 상인들은 이번 중국 국경절 기간 중국 관광객 매출이 2배 이상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면세점이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오는 7일까지 계속되는 중국 국경절 연휴로 중국인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30%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연합뉴스)
◇주말 명동은 중국 관광객 홍수=“여기는 명동, 아니 차이나타운역입니다.”중국 국경절 연휴에 중국인들이 대규모로 명동에 몰려오고 있는 것을 한 네티즌이 패러디한 말이다. 실제로 기자가 지난 주말(1~2일) 명동을 다녀보니 쇼핑을 하는 중국 관광객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일본 관광객과 쉽게 구분되는 중국 관광객의 특징은 양 손에 쇼핑백과 백팩을 메고 있는 점이다. 일본 관광객이 쇼핑이 끝난 후 공원에 앉아서 편하게 쉬기도 하면서 여유있게 관광을 즐긴다면 중국 관광객은 정신없이 쇼핑에 몰두하고 있었다. 롯데 백화점 소공동 본점 명품관에서 나오는 중국 여성 관광객에게 인터뷰 요청을 했을 때도 그녀는 다음 쇼핑 때문에 너무나도 바쁘다고 했다.

전투적인 쇼핑을 하는 중국 관광객을 맞이해서 유통업계도 손님맞이에 바쁜 모습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중국 고객 특별할인행사 이벤트로 쉴 새 없는 모습을 보였다. 밀려드는 손님 덕분에 인터뷰할 여유도 없어 보일 정도였다.

백화점들 내부에는 중국어 쇼핑 안내가 쉴 새 없이 나왔다. 평소 일본어 방송이 간혹 나왔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롯데 백화점 소공동 본점은 안내데스크에 중국어 통역을 배치하고 화장품 코너에도 중국어 통역을 따로 두고 있었다. 백화점 안내데스크에서 중국어 통역을 하는 이정옥(24·여)씨는 “평소보다 중국어 통역 요청이 3~4배 늘었다”고 말했다.

구찌·샤넬과 같은 명품코너에는 쉴 새 없이 몰려오는 중국인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출입통제선 뒤로 중국인들이 길게 늘어서서 줄을 기다리고 있었다. 중국 세양에 사는 쟈우니잉(회사원·30)씨는 “면세혜택을 받으니 30% 정도 싼 것 같다”며 명품 구입에 “3000달러(한화 338만원)정도 썼다”고 말했다.

MCM같은 중형 브랜드에도 중국인들의 러시는 계속됐다. 늦은 오후에 방문한 MCM 매장에서 매장 직원은 “중국인들이 오늘 하루만 15팀이 왔다”며 “한번에 100만원 이상 구매하는 중국 고객이 많다”고 전했다.

명동 화장품 로드숍에서는 중국어로 된 안내 광고와 함께 한류스타의 사진을 내걸고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화장품을 구매하고 있던 중국 상하이 소재 폭단대학생 유가(24·여)씨는 “한국 화장품이 중국보다 40%나 싸다”며 “50만원 정도 화장품 구입에 쓸 것”이라고 말했다.

◇2% 부족한 중국인 손님맞이=‘니하오(안녕하세요)’는 있지만 ‘씨에 씨에(고맙습니다)’는 부족했다. 손님맞이 인사는 있었지만 사주셔서 고맙다는 인사를 할 시간 조차 없을 정도로 중국 관광객들은 빠르게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중국 관광객 특수로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곳곳에서 불만도 터져 나왔다.

2일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에서 만난 제용쉐(비즈니스 디렉터 한국담당·40)씨는 이날 쇼핑에서는 간식꺼리 밖에 사지 않았다. “베이징이랑 별로 차이가 없는데 무엇을 사야하나요.” 원래 6000달러(한화로 675만원)정도 쓸 예정이었지만 “쓸 곳을 찾지 못해 지갑을 닫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차별화돼서 중국인의 시선을 끌 만한 제품을 준비하지 못한 것은 아니냐는 이야기다.

상하이에서 온 사혜천(회사원·22)씨는 “화장품 말고는 다른 물건을 사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는 “백화점 화장품 코너만 조선족 중국 통역이 있는 것 같다”며 “언어 문제 때문에 다른 것을 사지 못하고 돌아간다”고 아쉬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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