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태성의 글로벌프리즘] 좀비 경제 누가 살릴까

입력 2010-08-27 07:13 수정 2010-09-28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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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Zombie)란 부활한 시체를 뜻한다. 좀비는 아이티를 비롯해 중남미 국가에 퍼진 부두교에서 유래했다.

좀비는 부두교의 사제인 '보커(bokor)'가 영혼을 뽑아낸 사람을 의미했다.

간혹 좀비가 정신을 차리고 정상인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부두교에서는 이를 착한 신인 '본제(bondye)'가 영혼을 되돌려 준 것이라 믿고 있다.

좀비가 영화산업에 미친 영향도 만만치 않다. 호러 영화의 대가 조지 A. 로메로는 1968년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Night of the living dead)'이라는 영화를 통해 좀비영화의 계보를 열었다.

미신이나 주술을 통해 좀비가 된다는 것이 과거 좀비 영화의 전형적인 설정이었지만 화학실험과 바이러스 감염으로 좀비가 되는 식으로 유행이 변하고 있다.

최근에는 게임을 영화화한 '레지던트 이블'이 좀비 영화의 대표작이다.

경제계에서도 좀비라는 단어는 역시 부정적으로 쓰인다. 각종 부양책에도 경제주체들이 반응하지 않는 등 불안한 경제상황이 이어지는 것을 '좀비 경제'라고 한다.

1990년대 '잃어버린 10년'을 겪은 일본은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지만 여전히 정체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끌어 내리는 등 당국이 아무리 발버둥쳐봐야 기업과 가계가 꿈쩍도 하지 않아 별다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문제는 좀비 경제가 전세계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에스뉴스는 최근 '좀비 경제에서 생존하는 법'이라는 기사를 통해 미국 경제가 향후 20년 동안 1% 정도의 성장에 그칠 경우를 가정했다.

좀비 경제가 현실화한다면 다우지수는 60% 급락해 4000선으로 밀리고 주택가격은 절반 가까이 폭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인의 자산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주식과 부동산이 처참히 붕괴되는 것이다.

최근 미국 경제는 총체적인 난국에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주택판매 등 주요 지표는 수십년래 최악이고 증시는 상승모멘텀을 잃고 있다.

경제가 이중으로 침체한다는 더블딥 가능성이 50%를 넘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잃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주요국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헤매고 있다.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2008년 금융위기, 지난 4월 유럽발 재정위기 등 전례없는 시련 속에서 서민들의 삶은 피폐해지고 있다.

부두교에서는 본제가 좀비의 영혼을 되돌려준다는데. 좀비 경제는 누가 살려낸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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