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기획]③식품-자국 보호정책에 사실상 봉쇄

입력 2010-05-31 09:4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최대 식품소비국…일부 대기업 외엔 그림의 떡

지난 10년간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며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는 세계 3위 중국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기업들의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식품업계의 진입은 사실상 봉쇄된 상황이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식품업계에 따르면 중국 식품시장은 세계 식품시장의 7.5% 내외를 차지하며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고 세계최대 식품 소비국으로 급부상했다. 우리 식품기업들이 중국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다.

하지만 중국은 현재 식품마저도 짝퉁제품이 범람하고 있고 국내와는 다른 독특한 유통구조 등으로 인해 CJ제일제당과 오리온 등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시장진출 및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차이니즈 드림' 첫발은 정부 관료 공략= 사업차 한번이라도 중국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중국에서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꽌시’문화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을 한다.

우리말로 '관계'를 뜻하는 '꽌시'는 현지 지방 및 중앙정부의 고위급 관리들을 통한 로비력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의 비즈니스 용어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현재 국내 식품기업 중 중국진출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CJ제일제당 중국본사의 경우 박근태 대표의 경험을 활용하면서 중국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박대표는 1980년 대우산업에 입사해 중국에서 주로 활동해온 '중국통'으로 2004년 대우 중국유한회사 총재를 거쳐 2006년부터 CJ그룹 중국본사를 책임져 왔다. 박대표는 뛰어난 친화력으로 중국의 정ㆍ관계에 폭넓은 인맥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제품 및 마케팅력이 뛰어나야 하겠지만 정부관리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사업성공의 첫 관문"이라고 말했다.

◇과도한 자국기업 보호주의 해결 시급= 식품업계에 있어 또 한가지 걸림돌은 중국정부의 지나친 자국기업 보호주의로 인해 진입 장벽이 높아지고 있는 점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과거 백화점식 투자 유치를 하던 중국이 급속한 성장에 따른 빈부격차와 지역격차 등의 폐해가 심화되자 외자 유치에 속도조절을 하면서 '선택'과 '집중'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정부와 국민들이 중국산 식품에 대해 가지고 있는 '저질' 인식도 중국정부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어 현지 공장설립 같은 인허가 문제 및 수출에 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 평가다.

실제 국내 유가공품의 경우 중국이 지난 1월부터 국내 구제역 등 안전성의 이유로 전면 수입을 금지한 이후 여전히 수출 빗장은 풀리지 않고 있다.

유업계는 국내 제품의 안전성이 검증됐음에도 중국정부가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는 차원에서 수입 금지조치를 내린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수출의 경우 우리나라가 지난 2000년 GSP(일반특혜관세) 수혜국가에서 벗어나면서 높아진 수입 관세도 상당한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다. GSP는 개도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수입할 때 관세혜택을 주는 것을 말한다.

조미식품과 가공식품의 경우 중국의 수입관세는 일반세율이 90%로 높은 편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중국 시장의 높은 관세로 인해 기업 차원의 직접적인 판매가 마땅치 않아 바이어를 통해 수출의 길을 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업계는 정부 차원에서 현행 관세를 낮추고 해당 지역과 기업간의 원만한 교역이 가능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와의 제반 여건에 대한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통구조 및 거래방식 분석 중요= 2000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시장경제 체제를 본격 가동한 중국의 유통시장은 대형할인점과 슈퍼마켓의 결합 형태인 하이퍼마켓이 발달해 있다.

특히 우리나라 유통구조가 중간 유통과정을 생략한 직판중심으로 변모해 가고 있는 것과는 달리 중국은 '경소상(지역 도매상)'들의 영향력이 상당하다. 또 상거래 문화상 현금선불 거래를 선호해 기업들의 현금 보유 능력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오리온의 경우 이러한 유통특성을 잘 활용한 케이스다. 오리온의 중국법인 '하오리여우(好麗友)'는 1997년 초코파이 현지 생산을 한 사업초기부터 현금거래를 고집했다.

또 진출 초기 중국 남부지역의 대규모 홍수로 초코파이 일부 제품에 곰팡이가 피는 문제가 발생했지만 문제 제품뿐 아니라 당시 시장에 풀린 10만여 상자를 모두 수거해 소각했는데 이는 경소상들과의 신뢰구축을 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됐다.

오리온은 이처럼 경소상과의 협력구축을 통해 중국 베이징을 중심으로 거점을 마련한 후 양쯔강 이남을 공략, 현재 상하이, 광쩌우에 현지 생산 시설 확충하고 영업 지역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유통경로별 매출도 97%가 경소상을 통해 발생하고 있으며 월마트, 메트로 등 대형 할인점의 비중은 3% 수준이다.

오리온은 올해 중국에서 55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는 국내 매출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2~3년안에 국내 매출을 넘어 중국 내에서만 1조원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땅덩어리가 크고 지역별 유통경로나 시장상황이 제각각이어서 진출시 여러도시에 런칭하는 것은 상당한 무리가 따르며 실패할 확률이 높다"며 "한 지역의 핵심점포를 1차 타깃으로 전략을 짜야하며 이곳에서 성공시 다른 지역으로 관련노하우를 바탕으로 조금씩 나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오늘부터 즉각 켠다…북한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싫어하는 이유 [해시태그]
  • 서울대병원 17일·의협 18일 휴진…“돈 밝히는 이기적 집단 치부 말라”
  • 전세사기에 홀로 맞서는 세입자…전세권 등기·청년 셀프 낙찰 '여전'
  • MBTI가 다르면 노는 방식도 다를까?…E와 I가 주말을 보내는 법 [Z탐사대]
  •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국회 예산 협조부터 '난항' 전망
  • 카리나 시구 확정…롯데 자이언츠 경기도 관람
  • 1~4월 부가세 수입 40조 넘어 '역대 최대'…세수 펑크에 효자 등극
  • 엔비디아 시총 ‘3조 달러’ 쾌거에…젠슨 황 세계 10위 부자 ‘눈앞’
  • 오늘의 상승종목

  • 06.0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8,096,000
    • +0.17%
    • 이더리움
    • 5,223,000
    • +0.56%
    • 비트코인 캐시
    • 668,500
    • +0.91%
    • 리플
    • 702
    • +0.57%
    • 솔라나
    • 227,700
    • +1.47%
    • 에이다
    • 625
    • +1.63%
    • 이오스
    • 998
    • +0.6%
    • 트론
    • 165
    • +1.23%
    • 스텔라루멘
    • 140
    • +1.45%
    • 비트코인에스브이
    • 80,350
    • +1.32%
    • 체인링크
    • 22,920
    • +2.5%
    • 샌드박스
    • 595
    • +2.7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