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패니줌업] 직물에서 LCD 소재까지…제일모직 55년

입력 2009-11-09 11:29 수정 2009-11-2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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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컬·전자재료 부문이 전체 매출 70% 차지

올해 창립 55주년을 맞은 제일모직은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 산업발전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변모해 왔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1954년 삼성의 모태기업으로 설립된 제일모직은 섬유에서 패션, 케미칼(석유화학) 산업으로 중심추를 이동하면서 변신을 거듭했다.

특히 2000년 이후 본격적으로 뛰어든 전자재료사업은 액정표시장치(LCD)와 반도체 업황의 호조에 힘입어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았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우리는 섬유사업으로 우리나라에 본격적인 산업시대를 열었고, 80년대에는 패션브랜드 시대를 열었다"며 "90년대 진출한 케미칼 합성수지사업은 당시 국가 전략사업이었던 석유화학 산업발전의 한 축을 담당했다"고 자랑했다.

◆기업변신 도전의 역사를 창조한 DNA로

제일모직은 지난 1954년 직물사업으로 출발해 패션, 케미칼, 첨단 전자재료에 이르기까지 10년 주기의 기업변신으로 사업부문별 플랫폼을 재구축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해 혁신기업을 거듭났다.

제일모직은 한국 제조업 성장의 모델 역할을 하며 직물사업에서 세계 최고의 복지 '란스미어' 개발에 성공했다. 국내 최초로 기성복을 출시하면서 시작한 패션사업에서도 빈폴과 갤럭시 등의 신화를 창조해 국내 패션 브랜드가 해외 주력시장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제일모직은 1990년대 이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합성수지 사업으로 과감히 기업변신에 성공해 고부가 차별화 제품으로 특화된 사업구조를 보유하게 됐다. 이후 신수종 전자재로 사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능성 소재 등에서 첨단 제품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케미칼, 전자재료 소재사업-고부가 차별화

제일모직의 케미칼과 전자재료 소재사업은 진출 초기부터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로 고부가 차별화 제품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고기능 합성수지인 모니터용 난연 ABS와 냉장고용 압출 ABS 수지, 2005년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내(耐)스크래치 수지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월드베스트 제품이다.

사업 고도화를 위해 지난 1994년부터 추진한 전자재료 사업은 2002년 구미에 IT생산단지를 준공하면서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고, 2003년부터는 반도체 소재에서 디스플레이 소재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제일모직은 2007년 에이스디지텍 인수를 통해 시작한 편광필름 사업을 조기에 정착시켜 디스플레이소재 사업을 본격화하고, 반도체 공정소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제일모직은 국내 패션시장의 선도기업으로 성장했다. 제일모직은 빈폴, 캘럭시, 로가디스, 구호(KUHO) 등 최적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하고 있다. 특히 디자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패션 선진국인 이태리와 뉴욕에 법인과 사무소를 설립하고, 세계적 명품 브랜드 육성을 위한 전진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출신의 디자이너를 육성하기 위해 지난 2005년부터 삼성패션디자인펀드(SFDF)를 운영해 국내 디자인 인력의 세계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해외 디자인센터를 활용한 디자인 경쟁력 제고를 통해 빈폴을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시키고 갤럭시, 로가디스 등의 신사복 브랜드는 아이템을 다각화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여성복과 액세서리 사업을 확대하고 신유통 비즈니스 모델 개발과 온라인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글로벌 R&D 경쟁력 강화

▲제일모직 의왕R&D 센터
제일모직의 성장 밑거름은 꾸준한 신규투자와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다. 지난 2007년 경기도 의왕시에 설립한 통합 연구개발(R&D)센터가 성장의 메카다. 이 곳에서는 반도체와 광학소재를 비롯한 신소재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이같은 노력으로 창립 당시 임직원 49명에 연간 매출이 9100만원에 불과했던 제일모직은 2008년 현재 3118명의 직원에 3조7278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거대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제일모직의 매출 비중은 케미칼(47.6%), 패션(28.1%), 전자재료(21.9%), 직물(2.4%) 순으로 1990년대 들어 사업을 시작한 케미칼과 전자재료부문에서 전체의 70% 가까운 매출이 발생하는 주력사업이 됐다.

한편 제일모직은 올해 3분기 매출액 1조1111억원과 영업이익 76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가 7.1%, 13.3%씩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부문별로는 케미칼 부문의 경우 전년대비 유가 및 원료가 하락에 따른 판가 약세로 매출액이 다소 줄어든 반면 전방산업 강세로 LCD-TV, 휴대폰 등 IT요 고기능성 수지의 매출 호조로 수익성은 개선됐다.

증권사들은 4분기 이후 패션 부문 턴어라운드, 전자재료 부문의 안정적 성장, 케미컬 부문 다소 부진이라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삼성전자를 납품처로 두고 있는 제일모직 전자재료 부문은 전방사업 호황으로 현재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를 내다보고 있고, 향후에도 외형과 수익성 면에서 성장성이 가장 큰 분야로 꼽힌다. 또 올해 경기 악화로 최악의 한 해를 보낸 패션 부문은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강하다.

임지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패션 부문에서 평균적으로 연간 600억~1000억원 정도 영업이익을 거뒀는데 올해는 350억~400억원에 그칠 전망"이라며 "올 4분기부터 개선되는 패션 부문 수익성은 내년에 최소 6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벌어들일 정도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2010년 케미컬 부문은 올해와 비슷하고 전자재료 부문에서 100억원 정도 영업이익이 늘어 내년에는 총 3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며 "최근 주가 하락은 매수 기회"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변화의 힘으로 한계극복

제일모직은 케미칼, 전자재료 사업은 R&D, 마케팅 역량을 더욱 강화해 고부가 제품 중심의 사업구조를 확고히 하고, 기술 트렌드를 선도할 계획이다. 패션사업은 디자인, 브랜드의 소프트 경쟁력을 높이면서 새로운 패션 비즈니스 패러다임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경졍자원의 효율적인 운영으로 견실한 경영을 추구함으로써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불황 이후를 대비하겠다는 포석이다.

아울러 제일모직은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차세대 성장동력을 발굴해 5년, 10년 후에도 지속성장이 가능한 경영체질을 확보하고, 이를 위해 미래 연구활동을 활성화시켜 체계적으로 대비해 나갈 계획이다.

황백 제일모직 대표이사는 "제일모직만의 고유한 기술로 이전까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신소재를 개발하자"며 첨단소재 전문기업으로서의 비전을 제시했다.

다만 제일모직이 변화한 사업내용과 다르게 직물회사의 이미지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사명(社名)을 유지하는 것은 지금의 삼성그룹을 있게 한 모태 기업으로서의 자부심 때문이다.

■'성장-감성-상생'으로 新패러다임 전환 나서

제일모직은 창립 55주년을 맞아 '첨단소재와 감성의 크리에이터(Creator)'라는 미래비전을 제시하며 혁신적인 행보를 예고했다. 또 비전 실현을 위한 성장, 감성, 상생의 3대 공유가치를 추구할 것을 선언했다.

황백 사장은 "제일모직이 글로벌 삼성의 밑거름이 된 지난 55년의 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에 나설 때"라며 변화를 역설했다.

섬유→패션→케미칼→전자재료에 이르는 제일모직의 기업변신 과정은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지속성장을 추구하려는 기업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특히 지난 해 케미칼, 전자재료부문의 수출 비중이 각각 80%와 94%를 차지해 글로벌 사업구조가 정착됐고, 수출 지역도 아시아(58%),유럽(17%),북아메리카(10%),중남미(7%) 순으로 다변화해 전 세계에 제일모직의 첨단소재가 사용되고 있다.

올해 창립 55주년을 맞은 제일모직의 사업부문별 매출비중과 사업 진출 연도를 환산 하면, 제일모직의 평균연령은 약 23세로 나타나 향후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지닌 젊은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황 사장은 비전실현을 위한 3대 공유가치로 성장, 감성, 상생을 대나무에 비유해 제시했다. 먼저 성장가치에서는 "100년 이상을 사는 대나무는 오래 되어도 두꺼워지지 않고, 각 마디를 통해 늘 새로운 성장을 지향한다"며 "제일모직만의 고유한 기술로 이전까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신소재를 개발해 첨단소재 전문기업으로 성장하자"고 강조했다.

아울러 유연한 감성과 창의적인 기업문화의 가치를 설명하면서 "늘 하던 방식에서 벗어난 창의적인 시도로 감성 디자인과 소재 기술개발의 상상력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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