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은 올해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계열사들간의 합병 등으로 지배구조가 점점 단순해지더니 연말까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방산업인 자동차산업 회복, LCD 수요증가에 따른 필름부문 호조, 화학부문 안정적 이익 창출 등으로 두드러진 실적개선 효과를 보이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올해 8월말 현재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재계 순위에서 32위(공기업 제외)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말 현재 그룹 자산규모는 5조9000억원, 연 매출규모는 6조8500억원 수준이다.
코오롱그룹은 그동안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앞두고 계열사간 구조조정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흡수합병을 통해 안정된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지분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2007년 6월 코오롱유화㈜ 합병으로 시작된 사업 구조조정은 2008년 3월 원사사업부문 물적분할에 따른 코오롱패션머리티얼 출범, 2008년 6월 PI필름부문 SKC와의 합작사 설립, 2008년 9월 고흡수성수지 사업부문 매각, 2009년 8월 FnC코오롱 합병, 캠프리지와 코오롱패션간 합병으로 이어졌다.
특히 ㈜코오롱은과 FnC코오롱의 합병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용이하게 했다. ㈜코오롱은 당시 FnC코오롱 흡수합병으로 1400억원 가량의 차입금이 증가하게 되지만, 산업자재·필름·화학 등 수출에 집중돼 있는 사업포트폴리오가 내수 위주의 패션부문을 추가함으로써 더욱 안정적인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FnC코오롱의 보유하고 있던 코오롱건설 및 캠브리지 등의 지분이 코오롱으로 넘어감으로써 지분구조를 단순화시켰으며 FnC코오롱의 흡수합병으로 자기주식이 기존 9.3%에서 21.32%로 증가했다. 코오롱건설 지분도 20% 가량된다.
◆연내 지주회사 체제 전환
사업 구조조정을 꾸준히 추진해온 코오롱그룹은 지난 15일 공시를 통해 ㈜코오롱을 지주회사(가칭 ㈜코오롱)와 사업회사(가칭 코오롱인더스트리㈜)로 인적분할키로 하고, 연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마무리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27일 예정된 주주총회를 거쳐 코오롱그룹은 12월31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된다.
코오롱그룹에 따르면 ㈜코오롱의 화학·산자·필름·패션 사업부문 등 제조 부문이 분할돼 사업회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가칭)로 신설되고 ㈜코오롱은 존손법인으로 남아 순수지주회사로 전환횐다. 기업 분할 후 지주회사는 자회사에 대한 투자만을 전담하고 자회사들은 독립경영체제를 유지할 예정이다.
지주회사는 그룹의 핵심사업 영역인 화학소재·패션(코오롱인더스트리㈜), 건설·환경(코오롱건설㈜), 제약·바이오(코오롱제약, 코오롱생명과학), 무역·IT(코오롱아이넷, 코오롱베니트, 네오뷰코오롱)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게 된다.
신설되는 사업회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코오롱글로텍, 캠브리지, 코오롱패션머티리얼 등을 자회사로 두고 화학·생활·산업소재 분야의 첨단화 및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주력해 종합화학소재기업으로서의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인적분할 방식이 채택된 만큼 ㈜코오롱 주식 100주를 보유한 기존 주주는 지주회사 주식 28주, 사업회사 주식 72주를 받는다. 분할된 회사는 내년 2월1일 재상장될 예정이다.
부채비율은 분할기일에 변경될 수 있으나 지주회사 코오롱이 37%, 사업회사 코오롱인더스트리가 275%로 향후 투자가능성, 자회사지분 추가 취득 가능성 등을 고려해 지주회사의 부채비율을 낮게 가져간 것이 특징이다.
코오롱의 지주회사 전환은 코오롱그룹이 과거의 부실을 말끔히 떨어내고 우량해졌다는 선언적인 함의를 갖는다. 과거 코오롱은 부진한 실적, 위험한 재무구조, 부실한 자회사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우량 자회사 합병, 부진사업 구조조정, 주력사업 턴어라운드를 통해 수익성이 월등히 개선됐고 부실 자회사들의 정리도 완료됐다.
실제로 코오롱그룹측은 투자사업 부문만을 전담하는 순수지주회사를 설립해 각 사업부문이 독립적으로 고유사업에 전념하게 하고 독립적 경영 및 객관적 성과 평가를 해 책임 경영체제를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증대시키는 한편 각 사업회사들은 산업군별 사업 특성에 맞는 전문적인 지배구조를 확립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웅렬 회장, 안정적 지배구조 구축
코오롱그룹은 이웅열 회장의 지배구조를 다져왔다. 그동안 그룹의 지배구조 형태는 지주회사격인 ㈜코오롱이 코오롱건설(19.85%), 코오롱글로텍(53.83%), 코오롱제약(42.53%), 코오롱아이넷(31.72%), 캠브리지(51.94%), 코오롱패션머티리얼(67.13%) 등의 최대주주다. 또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덕평랜드, 코오롱베니드 등은 자회사를 통해 거느리고 있다.
이러한 지배구조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에도 크게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시장 등의 자료를 종합해 보면 보통주와 우선주를 고려할 경우 존손법인으로 남아 순수지주회사인 ㈜코오롱은 신설법인인 코오롱인더스트리(가칭) 지분 18.5%를 비롯해 코오롱건설(19.85%), 티슈진(Tissuegene, 36.3%), 코오롱제약(42.53%), 코오롱아이넷(31.72%), 코오롱베니트(20%)을 자회사로 둘 것으로 보인다.
또 코오롱글로텍, 캠브리지, 코오롱패션머티리얼, SKC 코오롱PI 등은 자회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가칭)를 통해 지배구조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웅렬 회장은 지주회사인 ㈜코오롱의 지분 11.18%와 그의 부친 이동찬 명예회장(2.14%)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해 총 13.8%를 소유하고 있어 최대주주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코오롱이 자기주식 21.31%를 갖고 있어 그룹 전체의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는 한편 각 사업부문의 전문화로 구조조정과 핵심 사업에의 집중투자가 용이해져 사업구조의 고도화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