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센터 3.3m 설계 위반 계약해제, 부산 북항 100억 특혜 의혹 재점화

입력 2026-06-17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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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항재개발 환승센터 공사 현장 (사진제공=부산항만공사)
▲북항재개발 환승센터 공사 현장 (사진제공=부산항만공사)

부산 북항 환승센터 개발사업이 결국 계약해지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으면서 북항재개발 사업 전반에 대한 재점검 요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북항재개발은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자가 내세운 '해양수도 3종 세트' 공약의 핵심 축인 만큼 향후 사업 정상화 여부가 민선 9기 부산시정의 주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부산항만공사(BPA)는 16일 북항 환승센터 사업자인 피큐건설에 토지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BPA는 사업자가 지구단위계획을 위반한 채 공사를 진행했고, 수차례 시정 요구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아 더 이상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논란의 핵심은 부산역과 국제여객터미널을 연결하는 공공 보행로다.

북항 지구단위계획은 환승센터 저층부 옥상광장을 부산역 연결 보행데크와 같은 높이로 조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자는 이를 3.3m 높게 설계했다. BPA는 이 경우 부산역에서 북항과 부산항대교를 바라보는 개방형 조망축이 차단되고 노약자와 장애인의 이동권도 침해된다고 판단했다.

BPA는 2024년 건축변경허가 협의 과정에서 해당 사실을 확인한 뒤 1년 6개월 동안 설계 변경을 요구했지만 사업자가 사실상 수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서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설계 변경 문제가 아닌 북항재개발 과정에서 누적돼 온 구조적 문제의 결과로 보고 있다.

실제 환승센터 사업은 시작 단계부터 특혜와 편법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2016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사업자가 계약금 100억 원을 마련하지 못하자 현재 사업자의 모기업인 협성종합건업이 이를 대신 납부하면서 사업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당시에도 특정 업체가 공개 경쟁 절차 없이 사업권을 확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에도 환승센터는 당초 공공 교통시설이라는 취지보다 오피스텔과 상업시설 개발 중심으로 사업 방향이 바뀌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결국 부산역과 북항을 연결해야 할 환승센터가 오히려 조망권을 가로막는 구조로 설계되면서 사업은 파국을 맞았다.

문제는 환승센터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북항재개발은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자가 대선 과정부터 강조해 온 '해양수도 부산' 구상의 핵심 사업이다. 전 당선자는 해양수산부 이전, 해사전문법원 설립, 북항재개발 완성을 '해양수도 3종 세트'로 제시하며 부산 발전 전략의 중심축으로 삼아왔다.

특히 북항은 해양수산부 이전 예정지와 해양 공공기관 집적화, 글로벌 해양비즈니스 거점 조성 등이 맞물려 있는 상징적 공간이다. 이 때문에 환승센터 계약해제 사태가 향후 북항재개발 전체 일정과 투자 유치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북항 개발의 방향성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곽규택 국회의원은 "계획과 다른 부실한 사업 추진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북항에 들어설 해양 관련 기관과 연계한 공공성 중심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국제여객터미널 일대 개발사업과 협성마리나 G7, 환승센터에 이어 최근 북항 돔구장 사업까지 특정 건설사가 잇따라 관여하는 구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지역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는 단순한 계약 분쟁이 아니라 북항재개발이 어떤 원칙과 철학으로 추진돼야 하는지를 묻는 사건"이라며 "민간 수익성보다 공공성과 도시 경쟁력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북항 환승센터 계약해제는 3.3m 단차 문제에서 비롯됐지만, 그 이면에는 10년 가까이 누적된 특혜 논란과 관리 부실, 공공성 훼손 논란이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의 미래 성장축으로 불리는 북항재개발이 중대한 갈림길에 선 가운데, 민선 9기 부산시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지역사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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