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마다 ‘돈 되는 농산물’ 키웠더니…참외·딸기·유자 등 특화작목 생산액 10조원대로

입력 2026-06-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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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액 7조8000억원→10조6000억원…가공판매액도 3조4000억원
수출 증가율 2.7%는 과제…예산 168억원으로 늘려 산업화 속도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차 지역특화작목 연구개발 및 육성 종합계획 성과와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노승길 기자)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차 지역특화작목 연구개발 및 육성 종합계획 성과와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노승길 기자)

농가와 농촌 인구가 줄면서 지역마다 강점을 가진 농산물을 키우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참외·딸기·유자처럼 지역 기반이 있는 작목에 품종 개발, 재배기술, 저장·가공 기술을 붙이자 지역특화작목 생산액은 10조원대로 커졌다. 농촌진흥청은 앞으로 이들 작목을 단순 농산물 생산에 그치지 않고 가공·유통·수출까지 연결해 지역 농업의 새 먹거리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추진한 제1차 지역특화작목 연구개발 및 육성 종합계획 성과와 향후 추진 방향을 설명했다.

지역특화작목은 지역별 자연환경과 사회적·지리적 여건에 맞춰 생산되는 농축산물로, 정책적으로는 생산·가공·유통·판매까지 묶어 지역 대표 산업으로 키울 수 있는 작목을 말한다.

▲9개 도별 수요·전략 기반 특화작목 (자료제공=농촌진흥청)
▲9개 도별 수요·전략 기반 특화작목 (자료제공=농촌진흥청)

농진청은 1차 종합계획 기간 전국 9개 도 농업기술원, 156개 시군 농업기술센터와 함께 69개 지역특화작목 육성 체계를 구축했다. 작목은 대표작목 9개, 집중육성작목 18개, 자체육성작목 42개로 나뉘며 경기 선인장·다육식물, 강원 옥수수, 충북 포도, 충남 딸기, 전북 수박, 전남 유자, 경북 참외, 경남 단감, 제주 키위 등이 대표작목이다.

성과는 생산액에서 먼저 나타났다. 지역특화작목 생산액은 2020년 7조8000억원에서 2024년 10조6000억원으로 34.8% 늘었다. 같은 기간 가공판매액도 2조5000억원에서 3조4000억원으로 33.9% 증가했다. 원물 생산 중심이던 지역 농산물이 가공과 상품화 영역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농가 소득 지표도 개선됐다. 2024년 지역특화작목의 10a당 농업소득은 571만7000원으로 2020년보다 18.8% 증가했다. 자료상 전국 평균 농업소득의 6.5배 수준이다. 다만 이는 재배면적 기준 작목별 소득 지표인 만큼 농가 전체 소득으로 단순 비교하기보다는 특화작목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수치로 보는 게 적절하다.

대표 사례는 참외·수박·옥수수·딸기·유자다. 경북 참외는 수경재배와 장거리 수출 기술을 적용하면서 생산액이 2020년 3856억원에서 2024년 6927억원으로 늘었다. 충남 딸기는 ‘킹스베리’ 등 고급 품종과 안정생산 기술을 앞세워 관부냉방 기술 적용 시 수확 개시기를 30일 앞당기고 수량을 11% 늘리는 효과를 냈다. 전남 유자는 씨없는 품종과 저장성 향상 기술로 유통기간을 3주에서 3개월로 늘리고 부패율을 74% 낮췄다.

수박과 옥수수도 생산비 절감과 종자산업 기반 확대 사례로 꼽힌다. 전북 수박은 불임꽃가루 국산화로 채집량을 36.2% 늘리고 경영비를 32% 줄였고, 강원 옥수수는 품종을 2020년 35종에서 2025년 43종으로 늘리며 찰옥수수 종자시장 점유율을 77%에서 86%로 높였다.

▲제1차 종합계획 주요 성과 (자료제공=농촌진흥청)
▲제1차 종합계획 주요 성과 (자료제공=농촌진흥청)

지역특화작목은 농촌 생산 기반을 붙잡는 효과도 보였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국내 전체 재배면적은 3.8%, 전국 농가 수는 5.9% 줄었지만 지역특화작목 재배면적은 0.3%, 재배 농가는 1.1% 감소하는 데 그쳤다. 농가 이탈이 이어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유지한 셈이다.

과제는 수출과 산업화다. 지역특화작목 수출액은 2020년 2986억원에서 2024년 3068억원으로 2.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생산액과 가공판매액이 30% 이상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해외시장 확대 속도는 더디다. 자체육성작목의 성장 속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특화작목연구소 인력 감소와 연구시설·장비 노후화, 고령·중소농의 스마트농업 활용 부담도 보완 과제로 남았다.

농진청은 올해 지역특화작목 예산을 90억원에서 168억원으로 늘리고, 지원 대상을 기존 대표·집중육성작목에서 자체육성작목까지 확대한다. 2030년까지 생산액 13조원, 가공판매액 4조3000억원, 10a당 농업소득 700만원을 목표로 신규 특화작목 9개도 추가 발굴한다.

이 청장은 “제1차 종합계획을 통해 지역특화작목이 농가소득과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지역의 강점에 과학기술을 더해 지역특화작목을 농업·농촌 균형발전의 핵심 기반으로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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