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국가대표 선수단의 국제대회 준비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일부 선수들은 경기 장비를 챙기지 못한 채 출국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입주한 대한체육회와 종목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 장기화에 따른 피해 상황을 공개하며 업무 정상화를 촉구했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종목은 펜싱이다. 대한펜싱협회는 16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장비가 사무실에 보관돼 있지만 건물 출입이 어려워 반출하지 못하고 있다.
펜싱 블레이드(칼)와 경기복, 펜싱화 등 주요 장비를 챙기지 못한 선수들은 급하게 주변에서 장비를 빌려 출국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측은 숙박 예약 비용 송금 등 행정 업무도 정상적으로 처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번 대회 결과가 향후 국제대회 시드 배정과 세계랭킹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아시아선수권 성적이 다음 달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와 오는 9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시드 배정에 반영될 수 있어 선수단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국제대회 개최를 앞둔 종목단체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한수중핀수영협회는 다음 주 인천에서 열리는 세계핀수영선수권대회를 준비 중이지만 외국 선수단 비자 발급 지원 등 필수 행정 업무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체육 단체 직원들을 향한 2차 피해 주장도 나왔다. 일부 관계자들은 업무 정상화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뒤 개인정보가 온라인상에 퍼졌고, 협박성 전화와 문자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우리 선수들이 여론의 돌팔매질을 당하는 참담한 일이 벌어졌다"며 "분노를 금할 수 없으며 단체들이 협심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고 말했다.
대한체육회는 현재 핸드볼경기장 입주 9개 종목단체가 겪고 있는 직접적인 금전 피해 규모만 약 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체육계는 국제대회 준비와 선수 보호를 위해 조속한 업무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