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EU 공동성명 반발…“한국은 불변의 적대국”

입력 2026-06-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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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뉴시스)

북한이 한국과 유럽연합(EU)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반발하며 한국을 “적대국”으로 규정한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국과 EU가 북핵과 북러 군사협력을 공동으로 비판하자 이를 “주권침해”이자 “적대행위”라고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북한 외무성 10국 대변인 명의 담화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유럽 순방 중 채택된 한국·EU 공동성명을 비난했다. 북한은 공동성명에 북한을 핵확산금지조약(NPT)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과 러시아·북한 간 군사협력을 규탄하는 문구가 담긴 점을 문제 삼았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브뤼셀에서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열고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공동성명에는 “러시아·북한 간 불법적 군사협력을 강력히 규탄한다”, “북한은 NPT상 핵보유국으로 결코 인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북한 외무성 10국 대변인은 이에 대해 “우리 국가에 대한 명백한 주권침해이자 엄중한 적대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이 그동안 언급해온 ‘체제 존중’과 ‘적대행위 불추구’는 위장에 불과했다며 “한국은 우리 국가에 대한 적대를 떠나 절대 존재할 수 없는 제1의 적대국”이라고 비난했다.

대변인은 또 이번 공동성명을 “대결 선언”으로 규정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이번 성명을 통해 남북 간 ‘평화공존’은 불가능하며 양측이 “영원히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스스로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울 위정자들이 그 무슨 말과 행동을 하든 그것은 우리에 대한 도전”이라며 “한국을 철저한 적대국으로 다뤄나가려는 우리의 대적 원칙은 불변하다”고 밝혔다. 한국을 미국의 대북 압박 전략과 연결해 비난하는 표현도 담화에 포함됐다.

이번 담화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발표 주체다. 북한은 그동안 외무성 대변인, 외무성 대외정책실장, 미국연구소, 일본연구소 등의 명의로 대외 메시지를 내왔다. 그러나 ‘외무성 10국 대변인’ 명의의 담화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파악된다.

북한은 외무성 내부 조직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어 10국의 정확한 기능은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이후 대남 업무를 외무성 체계 안에서 다루는 흐름이 강화된 만큼, 10국이 대남 관련 업무를 맡는 조직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담화는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북한이 남북관계를 대화나 협력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기존의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과 EU가 북핵 문제와 북러 군사협력에 공동 대응 메시지를 낸 데 대해 북한이 외무성 산하 조직 명의로 즉각 반발하면서 남북 간 긴장 국면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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