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거취·한동훈 복당론 등 당내 재편 과제 산적
법사위·운영위 협상부터 AI·반도체 입법까지 '이중 시험대'

6·3 지방선거 참패 직후 국민의힘이 새 원내사령탑으로 3선의 정점식 의원을 선택하면서 당 안팎의 시선이 후반기 국회와 당 재건 작업으로 향하고 있다. 지방선거 패배 수습, 당내 쇄신 논의, 원구성 협상, 경제 입법 재가동까지 정 원내대표 앞에 놓인 과제는 어느 때보다 무거운 상황이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원내대표는 최근 의원총회에서 결선투표 끝에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이번 선거는 지방선거 패배 이후 처음 실시된 당내 선거라는 점에서 단순한 원내사령탑 선출을 넘어 국민의힘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보여주는 시험대로 평가됐다.
당내에서는 정 원내대표 선출을 두고 "격변보다 안정"을 택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선거 패배 직후 지도체제를 급격히 흔들기보다 원내 중심으로 당을 수습하며 전열을 정비하겠다는 의원들의 판단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다만 원내대표 선출이 곧바로 당내 갈등 봉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힘은 현재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과 당 쇄신 방향을 둘러싸고 적잖은 진통을 겪고 있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장동혁 대표 체제를 둘러싼 논란이다. 당내에서는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물어 지도부 교체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당의 추가 혼란을 막기 위해 현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충돌하고 있다.
여기에 무소속으로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한동훈 의원의 복당 문제도 여전히 잠재적 변수다. 친한계는 조속한 복당과 당 혁신 논의를 요구하고 있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복당 논의가 자칫 계파 갈등을 재점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여부 역시 향후 당권 지형을 흔들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결국 정 원내대표는 원내 전략뿐 아니라 당내 통합과 구심력 확보라는 정치적 과제까지 동시에 떠안게 된 셈이다.
당장 눈앞의 최대 현안은 후반기 국회 원구성 협상이다.
국민의힘은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했지만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 등 핵심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견해차가 크다.
민주당은 190석에 가까운 범여권 의석을 바탕으로 국정과제 추진을 위한 원구성 조기 마무리를 압박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견제와 균형 원칙을 강조하며 법사위원장직의 야당 복원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도 "국회 정상화와 견제·균형의 복원이 협상 원칙"이라며 "법사위원장은 야당 몫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정무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등 경제 관련 핵심 상임위원장 역시 야당이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법사위와 주요 경제 상임위를 독식할 경우 입법 독주가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민주당은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해 안정적인 상임위 운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 원내대표의 협상력이 첫 시험대에 오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원구성이 장기화할 경우 후반기 국회는 출발부터 공전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일정 수준의 합의를 끌어낼 경우 정 원내대표 체제의 리더십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원구성 협상은 경제 입법과도 직결된다.
현재 국회에는 AI 전력망 특별법, K칩스법 후속 입법, 국가전략산업 지원 법안, 반도체·배터리 공급망 관련 법안 등이 다수 계류돼 있다. 여야 모두 민생과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상임위 구성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법안 심사 자체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
특히 반도체 산업 지원 확대와 전력 인프라 확충은 정부와 정치권 모두 필요성을 인정하는 사안이다. 경제계 역시 후반기 국회가 출범하는 즉시 관련 입법 논의가 재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결국 정 원내대표는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 쇄신 요구를 수습하는 동시에 민주당과의 원구성 협상, 경제 입법 재가동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이중 시험대'에 올라 있다.
정치권에서는 향후 몇 주가 정점식 체제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원구성 협상 결과와 당내 통합 여부에 따라 국민의힘의 쇄신 방향은 물론, 보수 진영 재편의 속도와 형태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정 원내대표가 원내 협상력과 당내 통합 능력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느냐가 향후 국민의힘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