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조 물산업 잡아라…건설사, 수처리 기술 확보 속도[물의시대中]

입력 2026-06-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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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로 하루 10만 톤 공업용수…GS건설, 대산 해수담수화 준공
SK에코플랜트, 하·폐수 재이용 기술 반도체 사업장서 실증
현대건설·삼성물산, 이라크·카타르 대형 물 플랜트 공략

물이 산업 인프라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건설사들의 수처리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물 인프라가 정수장·하수처리장 등 공공시설 시공을 넘어 하·폐수 재이용, 해수담수화, 고순도 공업용수 생산, AI 기반 운영기술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물산업 매출액은 51조6056억원이다. 정부는 제2차 물관리기술 발전 및 물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통해 물산업 시장 규모를 2028년까지 60조원 수준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물산업은 상하수도 기반시설과 정수·하수처리 설비, 관로, 펌프, 막여과 장치, 해수담수화, 하·폐수 재이용, 수질 관리·운영 서비스 등을 포함한다.

GS건설은 국내 해수담수화 분야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실적을 확보했다. 충남 서산 대산임해산업지역에 준공한 공업용수도 해수담수화 시설은 하루 20만 톤의 서해 바닷물을 취수해 10만 톤의 공업용수로 생산하는 시설이다. 정유·화학 공장이 밀집한 대산산단에 안정적인 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인프라다.

대산산단은 공정용수와 냉각수, 보일러 급수 등 생산 과정 전반에 대량의 물이 필요하다. 충남 서부권은 반복되는 가뭄으로 용수 공급 불안을 겪어왔다. GS건설은 이 사업에서 취수펌프장과 이중여과시설, RO(역삼투) 설비, 폐수처리동 등을 구축했다.

SK에코플랜트는 하·폐수 재이용 기술인 CSRO(Circle-Sequence Reverse Osmosis)를 개발했다. CSRO는 물을 여러 차례 순환시켜 회수율을 높이는 역삼투막 기술이다. SK에코플랜트는 운영 중인 하수처리장 방류수를 대상으로 한 파일럿 테스트에서 최대 97%의 회수율을 확인했으며 기존 RO 기술 대비 전력 사용량은 10% 이상 줄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반도체와 식음료 기업 주요 사업장에서 실증을 진행 중이다.

해외에서도 물 인프라 사업은 대형 건설사의 주요 수주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물 부족 지역과 에너지 생산 거점을 중심으로 해수처리와 담수화 플랜트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이라크에서 약 30억달러 규모의 해수공급시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하루 500만 배럴 규모의 용수를 생산하는 해수처리 플랜트를 짓는 공사로 생산된 용수는 이라크 남부 유전의 원유 증산 과정에 사용된다.

현대건설은 하·폐수 고도처리 기술인 HANT(미생물을 활용해 하수 속 질소와 인을 제거하는 기술), MBR(미생물 처리와 막여과를 결합한 기술), 역삼투 기반 해수담수화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물을 정화하고 필요한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공정 기술이다.

삼성물산도 해외담수화 시장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확보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카타르에서 담수화와 복합화력발전 시설을 함께 짓는 플랜트 사업을 수행 중이다. 이 사업은 2400MW 규모 전력 생산시설과 하루 평균 50만 톤의 담수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수처리 기술 확보에 나서는 배경에는 산업시설 발주 환경의 변화가 있다. 수처리는 단순 환경시설 공사를 넘어 플랜트·산업단지 수주 경쟁력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배터리, 석유화학 시설은 용수 공급과 폐수처리 계획을 함께 갖춰야 하는 만큼, 해수담수화와 하·폐수 재이용 기술의 활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AI 시대 물의 가치는 냉각수와 공업용수, 재이용수로 구체화되고 있다”며 “물을 확보하고, 만들고, 다시 쓰게 하는 기술이 산업 경쟁력으로 연결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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