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그룹 ‘AI 삼국지’…삼성·LG ‘체질개선’, 현대차는 ‘로봇’, SK는 ‘조직파괴’

입력 2026-06-1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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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투데이DB)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투데이DB)

삼성·SK·현대자동차·LG 등 4대 그룹이 AI를 미래 성장동력이 아닌 생존 전략으로 규정하고 전면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다만 접근 방식은 제각각이다. 삼성과 LG가 조직과 제품 전반에 AI를 심어 기업 체질을 바꾸는 데 집중한다면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와 모빌리티의 융합, SK그룹은 의사결정 체계 자체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4대 그룹은 최근 AI 전략을 전면 수정하며 조직 운영과 사업 구조를 AI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AI를 단순한 업무 효율화 도구가 아니라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인프라로 보고 그룹 차원의 대전환에 나선 것이다.

삼성은 AI를 전사 혁신의 도구로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달부터 전 관계사에 생성형 AI 서비스를 공식 도입하고 연구개발(R&D), 생산, 물류, 마케팅, 경영지원 등 전 밸류체인에 AI를 적용한다. 사장단과 임원 2300여 명을 대상으로 AI 교육도 실시한다. 제품에 AI를 탑재하는 수준을 넘어 조직 DNA 자체를 AI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일하는 방식과 조직 DNA를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며 AI 중심 혁신을 주문한 바 있다.

SK그룹은 가올해부터 기존 '경영전략회의'와 '이천포럼'을 통합한 '뉴 이천포럼'을 신설하며 그룹 의사결정 체계 자체를 AI 시대에 맞게 바꿨다. 최태원 회장은 AI 시대에는 과거와 같은 연례 보고와 단계별 의사결정 구조로는 대응 속도가 늦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그룹 최고경영진이 AI가 가져올 산업 변화와 AI 전환(AX) 전략을 집중 논의하고 의사결정 과정 자체를 재설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를 AI 전략의 중심에 두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와 물류 로봇 '스트레치', 사족보행 로봇 '스팟' 등을 활용해 제조 혁신과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협력 확대를 논의하며 자율주행과 스마트팩토리, 로봇을 연결하는 차세대 AI 생태계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는 '공감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을 앞세워 AI의 무대를 생활공간으로 확장하고 있다. 고객의 명령을 수행하는 AI를 넘어 상황과 맥락을 이해하고 먼저 행동하는 AI 구현이 목표다. 가전과 주거공간, 에너지 관리, 모빌리티를 하나로 연결해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AI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재계에서는 AI 경쟁의 초점이 기술 확보에서 조직 혁신과 사업 모델 전환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과거 디지털 전환이 제품과 서비스를 바꿨다면 AI 전환은 기업의 일하는 방식과 고객 경험, 미래 사업 구조까지 재설계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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