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집값 불쏘시개 된 전세대출, 그 옆엔 세입자가 있다

입력 2026-06-11 06:00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전세대출이 도마에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전세대출을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하면서다. 이 대통령은 전세 사기 피해가 커진 배경에도 전세대출 확대가 있다고 봤다.

전세는 오랫동안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왔다. 세입자는 월세 부담을 피하면서 내 집 마련을 위한 목돈을 마련할 수 있었다. 전세대출은 그런 전세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그런데 이제 집값 상승의 연료로 지목된 것이다. 세입자를 돕기 위한 돈이 시장을 흔든 돈이 된 셈이다.

물론 전세대출이 집값과 무관하지 않다. 세입자가 빌린 돈은 보증금이 돼 집주인에게 넘어간다. 전세대출이 수월할수록 집주인은 더 많은 보증금을 요구할 수 있다. 전셋값은 매매가격을 밀어 올린다. 전세대출이 갭투자를 부추기고 전세 사기의 토양을 마련했다는 지적도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전세대출을 집값 상승의 공범으로만 단정하면 곤란하다. 전세대출 덕분에 더 나은 셋방을 구하고 내 집 마련의 꿈을 꾸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월세화가 가속하고 있는 지금도 월세보다는 전세를 선호하는 세입자가 다수다.

정부가 집값을 밀어 올리는 요인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는 필요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선택지를 잃고 월세로 밀려나는 세입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시장을 바로잡는다는 의지를 강조하다 더 비싼 계약서를 받아드는 세입자만 양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대통령의 말처럼 전세가 정상화되는 과정에 있다면 그 정상화가 누구에게 어떤 비용으로 다가가는지도 함께 따져야 한다.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한 부동산 전문가의 말이 상당히 인상에 남는다. “전세대출이 집값을 밀어 올린 건 맞습니다. 정부가 불을 끄겠다는 것도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 불 옆에 겨우 몸을 녹이던 사람도 있다는 걸 잊으면 안 됩니다.”

전세대출은 집값을 자극한 동시에 세입자의 삶을 지탱한 돈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정책은 이 두 가지를 모두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그래야 단순한 정상화가 아닌 연착륙이 가능하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알립니다] 2026 대한민국 금융대전 개최합니다
  • 서울 전셋값 12년 7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 학교에서 월드컵 보면 안되나요? [해시태그]
  • JTBC 등 중앙그룹 5개사 회생신청, 회생2부 배당…1~2주 내 대표자 심문
  • 월드컵 무관심이라더니…오전 치킨·피자 배달 '폭증' [데이터클립]
  • 코스피, 종전 합의에 5%대 급등…8500선 회복
  • 현대차부터 BMW·지커까지…막오른 하반기 ‘신차 대전’
  • 호르무즈는 열리지만… ‘K-산업’ 손익계산서 급변 [미·이란 종전]
  • 오늘의 상승종목

  • 06.1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00,012,000
    • +3.7%
    • 이더리움
    • 2,726,000
    • +9%
    • 비트코인 캐시
    • 341,700
    • +12.59%
    • 리플
    • 1,867
    • +9.44%
    • 솔라나
    • 110,800
    • +9.27%
    • 에이다
    • 281
    • +11.51%
    • 트론
    • 480
    • +0.42%
    • 스텔라루멘
    • 322
    • +17.09%
    • 비트코인에스브이
    • 19,400
    • +9.05%
    • 체인링크
    • 12,690
    • +7.45%
    • 샌드박스
    • 82.71
    • +7.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