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8% 역대급 폭락에도⋯증시 전문가 “반도체 랠리 안 꺾였다”[최악의 검은 월요일]

입력 2026-06-08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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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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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각각 8%, 9% 폭락하며 양 시장에 모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그러나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폭락을 추세 훼손이 아닌 단기 과열 해소 과정으로 진단했다.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미국 금리 및 환율 불안, 중동 리스크 등 대외 악재가 맞물려 발생한 일시적 조정이라는 관측이다.

8일 본지가 KB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현대차증권 등 주요 증권사 전문가 6명에게 긴급 설문을 진행한 결과, 전원이 최근 국내 증시의 급락을 구조적 하락 전환이 아닌 '단기 조정'이라고 진단했다. 대외 악재가 차익 실현의 빌미를 제공했을 뿐 시장 기초체력(펀더멘털)은 여전히 견조하다는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펀더멘털 훼손보다 수급과 심리 요인이 크게 반영된 조정"이라고 진단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PER이 역사적 평균을 하회하고 있고,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과 지배구조 개혁이라는 중장기 업사이드 요인도 유효하다"고 했다. 김재승 대신증권 연구원도 "일주일 전과 비교해 시장 펀더멘털이 훼손된 것은 전혀 없다"며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은 여전하고 기술 발전 흐름도 그대로"라고 했다.

6월 말까지의 코스피 지수의 예상 밴드로는 7000선 지지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인터뷰에 응한 6명 중 3명이 이 구간을 제시했고, 나머지 3명은 시장 변동성이 극대화된 점을 들어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 않았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관세 전쟁이나 중동 전쟁 당시 급락 시 사상 최고점 대비 MDD -20%에서 반등이 나왔다"며 "최고치(8933) 기준 -20%는 7040 수준"이라고 짚었다. 이 센터장은 올해 3월 조정장의 선행 PER 저점을 적용한 7400선을 하단으로 제시했다.

급락의 직접 원인으로는 빅테크 AI 투자 확대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와 반도체 투매가 꼽혔다. 여기에 미국 금리 급등, 중동 리스크, 스페이스X 대규모 기업공개(IPO)에 따른 수급 부담이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이종형 센터장은 “브로드컴이 연간 AI 반도체 가이던스를 상향하지 않으면서 빅테크의 AI 투자 속도 조절 우려가 촉발됐고, 이것이 국내 증시의 차익실현 매물 집중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김동원 본부장은 “알파벳(구글)의 유상증자에 이어 메타가 AI 투자자금 마련을 위해 신주 발행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수익성 우려를 키웠다”고 덧붙였다.

대외 매크로 환경 변화와 수급 이슈도 지적했다. 김재승 연구원은 “미국 고용지표 호조로 연준의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며 국채 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을 넘어섰고, 주말 사이 심화된 중동 리스크와 이번 주 금요일 스페이스X 상장에 따른 펀드들의 자금 마련 수요가 투매를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20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가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복귀 조건에 대해 김재승 연구원은 “현재 미국 금리 상승으로 원·달러 환율이 1560원선까지 위협받으면서 외국인 관점에서 원화 약세 폭이 신흥국 수준으로 떨어져 불안감이 극대화됐다”며 “환율 불안이 가라앉아야 수급이 안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외국인 매도를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진단도 나왔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주가가 오르는 동안 계속 팔 것"이라며 "국내 증시 호황에 매도하는 것인데, 외국인 매도가 줄려면 반대로 경제가 나빠져야 한다는 모순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의 단기 급등 피로감이 진정되고 글로벌 증시와의 괴리가 축소될 때 외국인 수급도 자연스럽게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봤다.

조정 이후에도 시장 주도권은 반도체에 그대로 남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윤석모 센터장은 “메모리 반도체 추가 공급이 내년 하반기까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 반도체 고점을 고민하는 것은 이르다”고 했다. 김영환 연구원 역시 주도주 교체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이번 사이클 자체가 글로벌 AI가 이끄는 장세이기 때문에 국내 증시는 그냥 반도체와 운명을 같이할 것”이라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6월 한 달은 변동성이 높겠지만 7월 실적 시즌을 기점으로 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민 연구원은 "극도의 쏠림이 완화된다면 6월 말부터 상승 추세 재개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김재승 연구원은 "7월 삼성전자 실적 발표와 미국 빅테크 투자 전망이 재확인되는 시점부터 펀더멘털을 찾아갈 것"이라며 "조급한 대응보다 조정 시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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