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중국시장, 화웨이에 내줘”

중국 당국이 미국 엔비디아의 일부 게임용 반도체 제품을 수입 금지 목록에 추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방중 일정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동행했음에도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긴장 완화가 진전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주력 제품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한 그래픽 카드의 중국 수입이 차단됐다. 이 제품은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높은 영상 처리 능력을 요구하는 사용자들을 위해 개발됐다.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 규제에 맞춰 해당 제품의 성능을 제한해 수출했다.
닛케이는 중국 당국은 해당 제품이 생성형 인공지능(AI) 분야에 전용될 가능성 등을 우려해 수입 금지를 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2024년 생성형 AI 반도체 중국 시장 점유율이 약 70%를 차지했다. 하지만 미국 측이 중국 AI 산업의 성장을 억제하려는 목적 등으로 H200 등 첨단 AI 반도체 수출을 규제했다. 이후 미국 측이 수출 규제를 완화했으나 중국 정부의 자체 규제로 중국 기업들에 칩을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엔비디아가 중국 고객에게 H200 AI 칩을 공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데 동의했다. 이는 중국의 AI 성장 억제를 목표로 한 규제를 상당 부분 완화한 조치였다. 이후 미국 상무부는 해당 판매를 허용하기 위한 수출 허가를 승인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반도체 자립 달성과 화웨이와 같은 자국 기업 육성을 이유로 중국 기업들의 구매를 지연시켜 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가 알리바바ㆍ텐센트ㆍ바이트댄스ㆍJD닷컴 등 이미 약 10개 중국 기업에 엔비디아의 H200 칩 구매를 승인했지만 중국에 실제 배송된 것은 아직 한 건도 없다. 엔비디아가 실제로 주문을 받기는 했으나, 이후 중국 기업들이 실제로 구매를 이행할 수 없다고 엔비디아 측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황 CEO는 AI 칩 시장을 화웨이에 내줬다며 안타까움을 표출했다. 황 CEO는 이날 실적 발표 후 CNBC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기 때문에 현지 반도체 기업 생태계가 잘 돌아가고 있다”며 “화웨이는 기록적인 한 해를 보냈고 내년에도 놀라운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사실상 그 시장을 그들에게 내준 셈”이라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