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 대신 삼전”…미성년 계좌로 번진 반도체 불장

입력 2026-05-1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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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지피티 AI 기반 편집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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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달아오르면서 미성년 자녀 명의 주식계좌도 빠르게 늘고 있다. 과거 어린이날 선물이 장난감이나 현금 용돈이었다면, 최근에는 삼성전자 등 대형 우량주가 자녀 계좌에 담기는 모습이다.

단순한 ‘어린이 주식 열풍’이라기보다는 부모 세대의 투자 심리가 자녀 계좌로 옮겨간 현상에 가깝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증시 상승의 상징처럼 떠오르면서, 자녀에게도 주식 투자를 경험하게 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어린이날 선물도 주식”…미성년 계좌 급증

▲미성년자 주식계좌 개설 증가율. (챗지피티 AI 기반 편집 이미지)
▲미성년자 주식계좌 개설 증가율. (챗지피티 AI 기반 편집 이미지)
미성년자 주식계좌 개설은 올해 들어 뚜렷하게 늘었다. 대신증권이 연령별 신규 계좌 개설 건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0~9세 신규 계좌 개설 증가율은 올해 1월 대비 119.2%로 집계됐다. 10대 신규 계좌 개설 증가율도 101.1%를 기록했다. 불과 몇 달 사이 어린이와 청소년 명의 계좌가 두 배 안팎으로 늘어난 셈이다.

다른 증권사 통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된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미성년자 계좌 개설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2%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성년자 계좌 중 비대면으로 개설된 비중은 58.4%였고, 계좌당 평균 잔고는 약 1000만 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자녀 명의 계좌가 단순 체험용을 넘어 중장기 자산 관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스마트폰으로 계좌를 개설하고 주식을 선물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면서, 부모가 자녀에게 금융교육과 자산 이전을 동시에 시도하는 방식이 쉬워진 영향이다.

삼성전자 쏠림 뚜렷…아이 계좌도 ‘국민주’ 먼저

▲(챗지피티 AI 기반 편집 이미지)
▲(챗지피티 AI 기반 편집 이미지)
미성년자 계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종목은 삼성전자다. 신한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성년자 고객이 국내 주식 중 가장 많이 거래한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이어 미국 S&P500 상장지수펀드(ETF), 삼성전자우, SK하이닉스, 코스피200 추종 ETF 등이 상위권에 포함됐다.

주식 선물에서도 삼성전자 선호는 두드러졌다. KB증권이 자사 고객의 ‘주식 선물하기’ 서비스를 통해 만 18세 이하 미성년 자녀에게 선물한 종목을 분석한 결과, 거래 건수 기준 삼성전자가 1위였다. 삼성전자 선물 건수는 미성년자 대상 국내 주식 선물 건수의 56.3%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주당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고, 국내 대표 기업이라는 상징성이 강하다. 자녀에게 “처음 사주는 주식”으로 선택하기 쉽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기대감의 중심에 있지만, 주가 수준이 높아 소액 선물 수단으로는 삼성전자보다 진입 장벽이 큰 편이다.

금융교육일까 조기 투기일까…손실·증여 리스크도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등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등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자녀 명의 주식 투자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예금과 용돈 중심이던 금융교육을 실제 자본시장 경험으로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주나 지수형 ETF를 장기 보유하는 방식이라면 아이에게 기업, 경제, 복리, 분산투자 개념을 설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불장’ 분위기 속에 특정 종목을 따라 사는 식으로 접근하면 조기 금융교육보다 조기 투기에 가까워질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시장 관심이 집중된 종목은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부모가 사준 주식이라도 손실 가능성은 그대로 남는다.

세금 문제도 살펴야 한다. 미성년 자녀 명의 계좌에 현금이나 주식을 넣어주는 행위는 증여에 해당할 수 있다. 장기 보유 목적이라고 하더라도 증여재산 공제 한도, 신고 여부, 이후 매매 차익과 자금 출처 문제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결국 아이 계좌로 번진 반도체 투자 열풍은 자녀 금융교육의 확산과 증시 과열 심리가 동시에 반영된 현상이다. 용돈 대신 주식을 주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종목을 사주느냐보다 왜 사고, 얼마나 오래 보유하며, 손실이 날 때 어떻게 대응할지를 함께 가르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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