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곡성’ 이후 10년 만에 장편 신작을 내놓은 나 감독은 이번 작품으로 처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호프’는 올해 칸 경쟁 부문에 초청된 유일한 한국 영화로, 황정민·조인성·정호연·엄태구를 비롯해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 등이 출연했다.

초반부는 나홍진 감독 특유의 농촌 스릴러 분위기를 따라간다. 그러나 사건이 진행될수록 영화는 괴수물과 SF, 재난 액션의 성격을 드러낸다. 외신들은 ‘호프’를 단순한 스릴러가 아니라 외계 생명체의 등장과 차원적 위기로 번지는 대형 SF 괴수 영화로 소개했다.
이 지점이 칸 관객을 술렁이게 만든 핵심이다. ‘추격자’와 ‘곡성’으로 강렬한 장르적 긴장감을 보여준 나 감독이 이번에는 한국의 외딴 마을을 우주적 사건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익숙한 농촌 풍경과 거대한 SF 설정이 충돌하면서 영화 자체가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움직인다.

여기에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외계 존재를 연기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패스벤더와 비칸데르는 영화 속에서 외계 캐릭터를 맡았으며, 비칸데르는 나홍진 감독의 세계관에 대한 관심으로 작품에 합류했다. 패스벤더는 비칸데르의 권유가 출연에 영향을 줬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한국 배우와 할리우드 배우가 한 작품 안에서 만났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다만 ‘호프’의 화제성은 단순한 캐스팅의 화려함에만 있지 않다. 한국적 공간, 장르 영화의 속도감, 외계 생명체라는 이질적 설정이 한꺼번에 결합하면서 칸 현장에서 강한 호불호와 호기심을 동시에 끌어냈다.

일부 평단은 영화의 긴 러닝타임과 시각효과 완성도, 복잡한 세계관에 대해 비판적 시선을 보냈다. 반면 액션 장면과 장르적 추진력, 나홍진 감독 특유의 밀어붙이는 연출에 대해서는 강한 반응이 이어졌다.
결국 ‘호프’가 칸을 들썩이게 한 이유는 완성도 논쟁 이전에 있다. 이 영화는 얌전하게 평가받기보다, 관객을 당황시키고 논쟁하게 만드는 쪽을 택했다. 한국 시골 마을에서 시작된 사건이 외계 생명체와 우주적 세계관으로 번지는 순간, ‘호프’는 올해 칸에서 가장 설명하기 어려운 한국 영화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