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물 금리 1998년래 최고
“시장, 스타머 사임 시 혼란 우려”

1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주 한때 5.8%까지 치솟으면서 1998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0년 만기 영국 국채 금리도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5일 5.18%까지 치솟으며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 역시 같은 날 미국 달러 대비 한 달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약세 기조를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스타머 총리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는 가운데 노동당 내 차기 주자로 거론되는 앤디 번햄 그레이터 맨체스터 시장의 부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투자자들은 그가 총리직에 오르게 될 경우 영국의 재정 지출과 차입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번햄 시장은 과거 “채권시장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발언한 바 있어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키웠다. 번햄 시장의 측근인 머지사이드 지역구 의원 폴라 바커도 만약 범햄 시장이 총리직에 오르게 될 경우 “시장도 그에게 발 맞춰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금융가에서는 내각 사퇴와 지도부 경쟁이 정부의 통제력 상실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드비어그룹의 나이절 그린 최고경영자(CEO)는 가디언에 “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하지만 정치적 공백은 더 싫어한다”며 “투자자들이 이미 국가의 재정 방향을 의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통제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은 규율 있고 일관된 이념이라면 어떠한 이념이든 받아들일 수 있지만, 신뢰할만한 성장 전략 없이 실질적으로 더 많은 차입을 수반하는 정책에는 거부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영국 역사상 최단명 총리인 2022년 리즈 트러스 전 총리 당시의 국채시장 혼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공공 재정의 취약한 상황과 시장의 현실 정치를 외면하는 선거전은 총리 후보 누구에게나 치명적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레토 쿠에니 시즈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치 지도부가 교체되거나 현 지도부가 훨씬 더 큰 규모의 재정 완화 조치를 단행하기로 할 경우 또 다른 리즈 트러스 사태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시장에서는 노동당이 급격한 좌클릭 대신 절충안을 택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노동당이 시장 신뢰 유지를 위해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을 유임시키는 방안이 현명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도부가 바뀌더라도 지출 압박이 가중되고 이미 높은 수준인 세금 부담이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정책 선택의 폭은 여전히 제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