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독단 막을 장치로 거론
소액주주 지분 분산 현실적 한계 존재

정부가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대주주를 제외한 소액주주 다수의 동의를 확인하는 'MOM(Majority of Minority)' 방식이 예외 허용의 핵심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공개세미나에서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전체 주주에게 공정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경우와 소수에게 상장 이익이 집중되는 경우를 구분해 심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거래소는 의견 수렴을 거쳐 규정 개정안을 마련하고 이르면 오는 7월 시행에 나설 계획이다.
중복상장 예외 허용 기준 논의는 단계를 거쳐 구체화되는 흐름이다. 초기 논의에서는 자회사 상장이 모회사 사업 경쟁력 강화나 신사업 진출 등 객관적 필요성이 있는 지를 중심으로 심사 기준이 검토됐다. 이후 논의는 주주가치 훼손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로 무게추가 옮겨갔고, 자연스럽게 모회사 일반주주의 동의 확인 절차가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MOM은 이 논의 과정에서 실질적인 소액주주 보호 수단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인수합병(M&A)이나 관계사 거래 등에서 활용돼온 개념이지만, 중복상장 심사에 적용하는 것은 새로운 시도다.
찬성론자들은 MOM이 대주주의 이익이 소액주주 의사를 압도하는 구조를 방지하는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지배주주가 자회사 IPO를 통해 이익을 거두는 과정에서 모회사 소액주주 가치가 희석되는 문제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논리다. 특히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일반 주주총회 결의만으로는 소액주주의 실질적인 의사를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MOM의 필요성에 힘이 실린다.
반면 실무에서는 MOM 요건 충족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상장사는 소액주주 수가 많고 지분이 분산돼 있어 일반주주 과반의 의사를 확인하는 것 자체가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 주주명부상 연락처 확보가 제한적인 데다 전자투표 참여율도 높지 않아, 결국 회사와 주관사가 대규모 위임장 확보에 나서야 하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
거래소는 현장 의견을 반영해 세부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 한국거래소, 증권사 IPO 실무진간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면서도 "의견 차이를 좁히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MOM이 원칙으로 채택되더라도 구체적 운용 방식과 예외 범위를 둘러싼 논의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