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구매·연속구매 제한·AI 불법단속 성과…매출총량 증액 등 인센티브 확보

복권·카지노·경마·경륜 등 합법 사행산업 사업자 중 올해 정부의 건전화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곳은 어디일까. 복권처럼 일상에 가까운 상품도 있고, 카지노처럼 출입 관리가 엄격한 업종도 있지만 평가 결과 나온 답은 경마를 운영하는 한국마사회였다. 매출 규모가 크고 과몰입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경마가 실명구매 확대와 구매 통제, 중독예방, 불법단속 성과를 앞세워 2010년 평가 도입 이후 처음으로 전체 1위에 오른 것이다. 다만 이번 평가에서 말하는 건전화는 ‘얼마나 덜 사행적인가’가 아니라, 이용자를 실명으로 관리하고 과몰입을 막으며 불법 사행행위까지 얼마나 촘촘히 통제했는지를 뜻한다.
15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와 한국마사회 등에 따르면 마사회는 사감위가 주관한 ‘2025년도 사행산업사업자 건전화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아 9개 시행기관 중 전체 1위에 올랐다.
마사회가 건전화평가에서 전체 1위에 오른 것은 2010년 평가 도입 이후 처음이다. 올해 점수는 90.18점으로 전년보다 9점 올랐고, 9개 기관 가운데 90점대 S등급을 받은 곳도 마사회가 유일했다.
건전화평가는 합법 사행산업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사업자별 관리 수준을 따지는 제도다. 경마, 경륜, 경정, 카지노, 복권, 체육진흥투표권, 소싸움경기 등 7개 업종 9개 평가대상기관을 대상으로 실명구매 확대 등 5개 부문 19개 지표를 평가한다. 배점은 계량 52점, 비계량 48점이다.
평가 대상은 업종별로 나뉜다. 경마는 마사회, 내국인 카지노는 강원랜드, 복권은 동행복권, 소싸움경기는 청도공영사업공사가 포함된다. 경륜은 국민체육진흥공단과 부산시설공단, 창원레포츠파크가 평가 대상이고, 경정은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진흥투표권은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스포츠토토코리아가 맡는다.
이번 평가에서 마사회가 높은 점수를 받은 대목은 실명구매와 이용자 보호 장치다. 마사회는 9개 기관 중 유일하게 실명구매 계량지표 전 부문에서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자율발매기에서 연속 구매를 제한하는 기능을 기관 최초로 도입하고, 실명구매 전용지사를 시범 운영한 점도 성과로 제시됐다.
경마는 그동안 사행산업 안에서도 관리 부담이 큰 업종으로 꼽혀 왔다. 경마공원과 장외발매소를 통한 현장 구매가 중심이었던 데다 구매상한 위반, 과몰입, 불법 사설경마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온라인 마권 발매가 정식 운영되면서 접근성이 넓어진 만큼 실명 기반 관리와 구매 통제의 중요성도 커졌다.
마사회는 데이터 기반 맞춤형 중독예방체계를 새로 마련하고, 인공지능(AI) 고도화를 통해 불법단속 역량을 높인 점도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사행산업 관리의 무게중심이 영업장 현장 단속에 머물지 않고 이용자 데이터 분석, 과몰입 사전 차단, 불법 온라인 도박 감시로 옮겨가고 있다는 의미다.
S등급을 받은 마사회는 향후 매출총량 증액과 중독예방치유부담금 감액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평가 결과에 따라 매출총량은 7% 이상 늘릴 수 있고, 중독예방치유부담금은 최대 20% 감액될 수 있다. 사행산업을 엄격히 관리한 사업자에게 일정한 영업 여지를 부여하는 구조다.
다만 이번 결과를 곧바로 ‘경마가 가장 안전한 사행산업’이라는 뜻으로 보기는 어렵다. 사감위 건전화평가는 업종의 본질적 위험도보다는 사업자가 정부 정책을 얼마나 충실히 이행하고, 이용자 보호와 불법 단속 체계를 얼마나 갖췄는지를 평가하는 성격이 강하다. 올해 1위의 의미는 경마의 무해성이 아니라, 마사회가 실명구매와 중독예방, 불법단속 분야에서 다른 사업자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데 있다.
마사회 관계자는 “이번 건전화평가 1위 및 S등급 달성은 건전 이용문화 조성과 더불어 정부의 사행산업 건전화 정책을 가장 모범적으로 이행한 기관임을 인정받은 성과”라며 “앞으로도 건전화 최우수기관으로서 국민에게 사랑받는 건전한 경마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