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도 비판 가세…“공정성 결여”
슈뢰더, 총리 퇴임 후 친러 행보 이어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친러시아 성향의 인사이자 개인적으로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를 평화협상 지목했지만, 유럽 측은 즉각 거부 입장을 밝혔다.
11일(현지시간) 가디언,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에 유럽 측 협상가를 지명할 권한을 주는 것 자체가 현명한 일이 아니다”면서 “슈뢰더 전 총리가 중재자가 되는 것은 푸틴이 협상의 양측에 모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슈뢰더 전 총리가 지나치게 친 러시아적 성향이 있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칼라스 대표는 “슈뢰더 전 총리는 러시아 국영기업들의 고위 로비스트로 활동할 전력이 있다”면서 “푸틴이 그를 협상 중재자로 지목한 이유가 너무나도 분명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슈뢰더는 1998년부터 2005년까지 독일 총리를 지내다 퇴임한 후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것은 물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뒤에도 러시아 에너지업체들과의 관계를 끊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U가 어떠한 조건 아래에서 푸틴과 협상을 시작할 수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칼라스 대표는 “작금의 유럽 안보위기는 러시아의 끝없는 이웃 국가 침략 야욕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협상에 앞서 러시아 측이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 역시 푸틴 대통령이 슈뢰더 전 총리를 중재자로 지목한 것을 비판하고 나섰다.
군터 크리히바움 독일 외무부 차관은 “슈뢰더 전 총리는 예전은 물론 지금도 푸틴 대통령에게 강한 영향을 받고 있는 인물”이라며 “개인 간 친밀함이나 우정은 비판할 수 없지만, 공정한 중재자로 평가받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푸틴 대통령은 공개적인 방식으로 기만전술을 자주 활용해왔다”며 “종전을 원한다면 그냥 전쟁을 그만하면 되는 일이다. 이번 발언은 유럽이 거절할 것을 알면서도 분열을 노리고자 던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논란은 푸틴 대통령이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진행한 전승절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향후 유럽 내 안보 체제와 종전 협상과 관련해 “슈뢰더 전 총리를 중재자로 EU와 대화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히며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