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지수가 반도체 대형주 주도로 급등하는 동안 증권과 유통 등 비반도체 업종도 지수 상승률을 웃도는 강세를 보이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월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수를 끌어올린 뒤 단기 과열 부담이 커진 만큼, 시장에선 반도체 일변도에서 벗어나 실적과 정책 모멘텀을 갖춘 업종으로 매수세가 확산하는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4거래일간 △전기전자 지수 22.01% △제조 지수 15.74% △증권 지수 17.60% △유통 지수 16.84% 등이 코스피 지수 상승률(13.63%)을 웃돌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큰 전기전자와 제조를 제외하면 증권과 유통이 강한 흐름을 보인 셈이다.
이번 장세의 중심축은 여전히 반도체다. 코스피가 7400선에 올라선 배경에는 반도체 급등과 이에 따른 이익 추정치 상향이 자리하고 있다. 5월 첫째 주 코스피 급등의 핵심 동력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고,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기대와 메모리 업황 개선이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한 테마성 반등이 아니라 실적 전망 상향을 동반한 랠리라는 점에서 반도체의 주도력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반도체 쏠림이 너무 가팔라진 만큼 시장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다음 순환매 후보군으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 흐름을 보면 월초 반도체 급등이 반복된 뒤에는 단기 변동성과 매물 소화 과정을 거치며 순환매 장세가 전개되는 패턴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많다. 상대적으로 덜 오른 업종으로는 호텔·레저, 소프트웨어, 제약·바이오 등이 거론되고, 실적 추정치 상향에 비해 주가 반응이 상대적으로 덜했던 증권, 방산, 조선, 화장품 등도 유력한 순환매 후보군으로 꼽힌다.
증권 지수 구성 종목에서는 유안타증권과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의 오름폭이 컸다. 유안타증권은 36.57%, 삼성증권은 27.63%, 미래에셋증권은 22.84% 상승했다. 이어 한화투자증권 13.85%, 키움증권 13.69%, DB증권 11.49%, 현대차증권 11.39%, 유진투자증권 10.38%, 교보증권 8.80%, NH투자증권 8.77% 순으로 강세를 보였다.
증권주 강세는 거래대금 급증과 외국인 통합계좌 기대가 맞물린 영향이 컸다. 국내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달 44조원을 기록했고, 이달 66조원으로 역사적 고점을 이어가고 있다. 고객예탁금은 지난달 124조8000억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여기에 외국인 통합계좌 제도 개선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시장 접근성이 높아지고, 향후 비거주 외국인 개인투자자 자금까지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가 증권주 전반의 재평가 논리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삼성증권은 인터랙티브브로커스(IBKR)와의 제휴를 통한 외국인 통합계좌 서비스가 부각되며 급등했다. 이를 통해 해외 개인투자자의 한국 주식 직접 거래가 한층 쉬워질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됐다.
유통주 중에서는 현대그린푸드가 실적과 주주환원 기대를 함께 반영한 종목으로 눈에 띈다. 현대그린푸드는 이달 16.69% 상승했다. 1분기 실적 개선 기대가 주가를 밀어 올린 데다 성장과 환원 확대를 통한 재평가 가능성이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
신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강세 사이클은 후반전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한다”며 “사이클 후반 반도체는 계속해서 코스피 대비 높은 초과수익을 기록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한편, 반도체의 성과를 상회하는 업종의 수가 증가하며 비반도체 명품조연을 통해 추가 알파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