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5000명 넘는 고임금 조직…한화식 성과 문화와 충돌 가능성
인수설 커지지만 노무 리스크·공정위 심사 관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5% 이상으로 늘리고 경영 참여를 공식화하면서 KAI 인수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는 KAI 주식 10만주를 추가 취득해 한화시스템 등 관계사 포함 지분율을 기존 4.99%에서 5.09%로 확대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지분율이 5%를 넘어서면서 보유 목적도 기존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꿨다. 한화에어로는 올해 말까지 총 5000억원을 투입해 KAI 지분을 추가 매입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지분 확대에 대해 “최근 글로벌 방산 시장은 육·해·공·우주를 아우르는 통합형 체계 경쟁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한국 역시 방산·우주항공 분야를 결합한 ‘내셔널 챔피언’ 육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한화에어로가 실제 KAI 인수까지 가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은 KAI의 조직 규모와 인력 효율화 부담이다. 업계에서는 KAI 인수가 그동안 쉽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로 ‘공룡처럼 비대해진 조직’을 꼽는다. KAI 사업보고서 기준 직원 수는 5241명, 평균 근속 연수는 13.7년, 1인 평균 급여는 1억2000만원 수준이다. 방산·항공우주 산업 특성상 전문 인력의 숙련도는 중요하지만, 장기 근속 인력이 많고 고정 인건비 부담이 큰 구조가 인수 이후 통합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KAI는 5000명 넘는 인력과 높은 고정비를 감안하면 어떤 형태로든 조직 효율화 논의가 필요할 수 있다”며 “다만 KF-21, FA-50, 수리온, 소형무장헬기(LAH) 등 국가 전략사업을 맡는 회사라 일반 제조업처럼 단순 비용 절감 논리로 접근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한화에어로는 성과 중심의 빠른 의사결정과 현장 중심 재배치 문화가 강한 반면, KAI는 정부 사업 중심으로 성장한 안정적 조직문화가 강하다”며 “기업문화 차이도 실제 통합 과정에서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그룹은 앞서 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 등 삼성 방산 계열을 인수했고, 대우조선해양을 한화오션으로 편입하는 등 인수합병 경험이 풍부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KAI 인수는 성격이 다르다고 본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선업 정상화와 생산성 개선, 원가·공정 효율화라는 과제가 비교적 분명했던 반면, KAI는 항공기 체계종합 역량과 정부 사업, 방산 수주 정보, 연구개발 방향, 국가 항공우주 정책이 복합적으로 얽힌 전략 기업이기 때문이다. 노조는 이미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KAI 노조는 7일 한화에어로의 지분 확대를 단순 투자로 보기 어렵다며, 경영 참여와 인수 가능성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재무 부담도 만만치 않다. 한화에어로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7510억원, 영업이익 63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 21% 증가했다. 그러나 1분기 말 차입금은 15조4728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조원 이상 늘었고, 순차입금도 7조1381억원으로 증가했다. 방산 수출 확대에 따른 생산능력 확충, 해외 거점 투자, 한화오션을 포함한 조선 부문 투자까지 겹치면서 현금이 들어오는 만큼 나갈 곳도 많은 구조다.
공정거래위원회 심사도 관문이다. 양사가 일부 사업에서 협력 관계이면서도 방산·우주항공 분야에서는 잠재적 경쟁 관계에 있는 만큼, 경영권 인수로 이어질 경우 시장 경쟁 제한성과 방산 공급망 영향, 국가 전략산업 독립성 등이 쟁점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