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이 하청업체에 계약 서면을 발급하지 않아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두산이 하청업체(수급사업자)에 시스템 개발 및 관리(SI) 용역을 위탁하면서 계약 서면을 발급하지 않은 것에 대해 시정 명령과 과징금 2억3000만 원을 부과한다고 10일 밝혔다.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수급사업자가 원사업자로부터 위탁받은 용역을 수행하기 이전에 하도급 대금과 그 지급방법 등 하도급 계약의 내용을 기재한 서면 계약서를 발급해야 한다. 당사자 간 불필요한 분쟁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고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두산은 2022년부터 약 2년 동안 182개 수급사업자에게 총 516건의 SI 용역을 위탁했다. 이 과정에서 두산은 하도급 대금 등 법정기재사항을 기재한 계약 서면을 각 수급사업자의 용역수행 시작일까지 발급하지 않았다. 심지어 용역을 시작한 지 10개월이 다 되어서 발급한 건도 있었다.
공정위는 두산의 이런 행위는 하도급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시정 명령과 과징금 2억3000만 원 부과했다. 이는 법 위반 계약 건수(516건) 관련 하도급 대금(408억 원) 규모가 크고, 수급사업자와의 사업 규모 차이가 상당하다는 점, 법 위반이 2년 8개월 이상 장기간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아울러 두산은 하청업체에 제대로 되지 않은 서면을 발급한 것도 적발됐다. 원사업자가 발급하는 계약 서면에는 하도급법 시행령에서 정하는 하도급 대금의 지급기일 등 필수사항이 기재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두산은 13개 시스템 개발․관리 사업자에 대한 18건의 계약 체결시 대금을 중간 검수 후 나누어 지급하기로 하면서도 대금의 지급기일 또는 그 기준이 되는 중간검수 시기를 명시하지 않고 단순히 '중간검수 완료 후'로 불분명하게 기재했다.
공정위는 두산이 계약 서면에 하도급 대금 지급기일, 산출물 검사 시기 등을 불명확하게 기재한 행위의 위법성이 인정되지만, 계약서에 하도급 대금의 지급 시기·횟수·회차별 금액까지는 기재했으므로 법 위반의 정도가 경미하다고 판단해 경고 조치했다.
두산의 서류 보존 의무 위반 행위로 적발됐다. 하도급거래 종료 후 발생할 수 있는 대금 분쟁을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계약당사자는 하도급법 시행령에서 정하는 하도급거래에 관한 서류를 거래가 끝난 날로부터 3년간 보존해야 한다. 그러나 두산은 9건의 SI 하도급거래에서 필수 보존서류의 일부인 과업지시서를 미보존한 사실이 공정위 직권조사 과정에서 적발됐다.
이에 공정위는 미보존한 서류가 과업지시서에 한정되고, 계약서 등 다른 보존 서류를 통해 계약의 주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으므로 법 위반의 정도가 경미하다고 판단해 경고 조치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원사업자가 용역수행이 시작되기 전까지 계약 서면을 제대로 발급하지 않는 SI 업계의 잘못된 거래 관행을 엄중히 제재해 앞으로 동일·유사한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원사업자의 경각심을 높였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정위는 2016년부터 대형 SI 업체들의 하도급 관행을 지속해서 점검해 왔다. 특히 2024년 10월 실시한 '소프트웨어 하도급 분야 간담회'와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주요 SI 업체 5곳에 대해 직권조사했으며 이번 두산에 대한 제재를 끝으로 해당 조사를 모두 마무리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