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승용차 홀짝제’ 민간 확대 고려
4·7·9호선ㆍ김포골드 증차에 409억
공공기관 유연근무제 확대로 수요 분산

앞으로 출퇴근 시간 혼잡도가 높은 지하철·버스 노선의 운행 횟수가 늘어나고, 붐비는 시간을 피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교통비 환급 혜택도 확대된다. 중동 전쟁 여파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자가용 이용이 줄고 대중교통 수요가 몰리자 정부가 종합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28일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는 합동으로 이런 내용의 ‘출퇴근 대중교통 혼잡완화 종합대책’을 제18회 국무회의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정부에 따르면 석유 수급 위기 경보 ‘경계’ 단계 발령 이후 차량부제와 에너지 절약 조치가 시행되면서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이용량은 지난해보다 4.09% 증가했다. 도시철도 혼잡도 150%를 넘는 구간도 한 달 새 11곳에서 30곳으로 급증했다.
이에 정부는 △승용차 이용 억제 △대중교통 공급 확대 △출퇴근 수요 분산 △대국민 캠페인 등 4대 분야 32개 과제를 추진한다. 시행 시기는 선제·즉시·심각·근본 단계로 나눠 상황별로 대응할 방침이다.
우선 승용차 이용을 줄이기 위해 이달 8일부터 공공부문 승용차 홀짝제와 공영주차장 5부제를 시행 중이다. 향후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 민간 부문까지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부제 참여 차량에는 자동차보험료 할인 특약 상품을 5월 중 출시하고, 공영주차장 주변 불법 주정차 단속도 강화한다.
대중교통 공급도 확대한다. 정부는 이미 선제 조치로 서울 시내버스 196개 노선과 신분당선 정자~신사 구간 운행을 각각 하루 4회씩 늘렸다. 위기 단계가 ‘심각’으로 올라가면 원유 수급 상황과 다른 운송수단 파업 여부 등을 고려해 도시철도와 시내버스 집중 배차도 추진할 계획이다.
근본적인 공급 확대를 위해 김포골드라인과 서울 지하철 4·7·9호선 증차에 2029년까지 국비 409억원도 지원한다. 국산 무선통신 기반 열차제어(CBTC) 기술을 도입해 열차 간격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출퇴근 시간 대기와 혼잡을 완화한다는 구상이다.
교통비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책도 포함됐다. 정부는 4월부터 ‘모두의 카드’ 정액제 환급 기준을 절반으로 낮추고, 출퇴근 전후 지정된 시차 시간대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정률제 환급률을 30%포인트(p) 높인다. 대상 시간대는 오전 5시30분~6시30분, 오전 9시~10시, 오후 4시~5시, 오후 7시~8시다. 혼잡 시간을 피해 이 시간대에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면 기존보다 더 많은 교통비를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공공부문은 유연근무제를 통해 출퇴근 수요를 분산한다. 정부는 공공기관에 대책 발표 즉시 시차출퇴근제 30% 적용을 권고하고, 위기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되면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재택근무도 적극 권장한다. 민간 기업에는 의무화 대신 가이드라인 제공과 장려금, 컨설팅 지원 등을 통해 참여를 유도한다.
국토부는 5월부터 지방자치단체, 전문가와 함께 전국 주요 혼잡 노선을 현장 점검하고 불편 사항을 개선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 기반 교통카드 시스템을 구축해 시간대별 탄력요금제와 맞춤형 환급 체계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이 앞서 언급했던 노인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무임승차 제한 방안은 이번 대책에 포함되지 않았다. 일각에서 출퇴근 시간대 이동하는 노인은 생계형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정부도 사회적 논란과 정책 실효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지홍 대광위 상임위원은 “관련 문제는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될 사항이라 이번 TF에선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