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이 가상 세계를 넘어 실제 물리적 환경에서 로봇과 모빌리티를 통해 작동하는 ‘피지컬AI’ 시대가 도래하며 관련 종목들에 대한 시장의 시각이 급변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를 중심으로 현대글로비스, 비에이치 등이 피지컬AI 생태계의 핵심 수혜주로 부상하며 단순 제조 기업에서 지능형 플랫폼 기업으로의 가치 재평가(Re-rating)가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현대차는 전장보다 3.57% 하락한 51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가 고점을 찍은 뒤 숨 고르기에 들어가며 하락 마감했지만 올해를 기준으로 보면 주가는 1월2일 29만8500원에서 71.86%가 올랐다. 이외에 피지컬AI 관련주로 묶인 기아(27.20%), 현대글로비스(22.99%), 비에이치(113.03%)도 급등했다.
가장 앞서나가는 곳은 현대차다. 현대차는 전북 새만금에 향후 5년 이상 10조원을 투자해 AI 데이터센터, 대형 수전해 설비, 로봇 생산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피지컬AI 비전을 구현하기 위한 실질적인 실행 단계로, 제조 역량에 AI 지능을 결합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독점적 생태계를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아 또한 현대차와 함께 피지컬 AI를 견인하는 쌍두마차로 꼽힌다. 기아는 2030년 미국 조지아 공장을 시작으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조립 공정에 투입해 생산성 혁신을 꾀할 예정이다. 특히 기아가 보유한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가치가 약 21조원 규모로 추정됨에 따라, 로보틱스 비전 가시화는 주가 상승의 강력한 트리거가 될 전망이다.
물류 및 유통 분야에서는 현대글로비스의 역할이 부각된다. 물류 산업은 반복적이고 구조적인 행동 위주의 노동집약적 작업이 많아 피지컬AI가 가장 빠르게 도입되는 영역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자율 이동 로봇(AMR)과 협동 로봇 도입을 통해 물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으며, 2028년 아틀라스의 현장 투입을 통해 인건비 절감과 운영 최적화를 동시에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자부품 업종에서는 비에이치의 행보가 주목된다. 비에이치는 기존 스마트폰 중심의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포트폴리오를 전장과 로봇 분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2026년 2분기부터 국내 완성차 업체의 휴머노이드 및 로봇용 부품 매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IT 기기 수요 둔화를 방어하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피지컬AI 시대의 핵심이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수익성 개선’과 ‘멀티플 확장’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로봇 투입을 통한 제조 원가 절감은 영업이익률 상승으로 이어지고, 데이터센터 기반의 소프트웨어 매출은 기업을 가치주에서 성장주로 탈바꿈시키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의 2026년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는 기존 5만2348원에서 5만3074원으로 상향 조정되며 실적 자신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글로벌 수급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된다. AI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비전이 구체화되면서 성장주 펀드 내 한국 비중 확대를 위한 핵심 축으로 현대차그룹주가 거론되고 있다. 현재 27.40% 수준인 현대차의 외국인 지분율이 피지컬 AI 가치 반영과 함께 추가 상향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투자는 피지컬AI 비전 구현을 위한 실질적 실행 단계 개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번 전략적 조치는 투자자들이 현대차의 중장기 피지컬AI 가치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줄 것이며, 이는 명확한 주가 할증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