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데자뷔”…금융위기 재연 불안 지속 [사모대출 긴급진단-비관론]

입력 2026-04-2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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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M 시나리오 위험 커져…전형적 전염 현상”
시장 불투명성도 문제
“위험 파악·위기 예측 어려워”

▲(사진=AI 생성)
▲(사진=AI 생성)

사모대출 시장을 둘러싼 위기 논쟁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일각에서는 유동성 경색과 부실 확산으로 제2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른다. 반면 은행권과의 연결 고리가 제한적이고 구조적 레버리지도 낮아 시스템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한다. 문제는 이처럼 낙관론과 비관론이 첨예하게 맞서는 상황 자체다. 엇갈린 전망은 투자 판단을 어렵게 하고 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키며, 결국 불확실성 자체가 새로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사모대출을 둘러싼 두 시각을 대비해 위기의 본질과 향후 파급력을 진단한다.

사모대출 시장을 둘러싼 혼란이 단순한 자산군 조정을 넘어 금융시장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불안이 여전하다. 일부 경제학자와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잇따른 환매 제한과 대출 재평가 움직임을 두고 ‘전형적인 전염(Contagion) 초기 신호’라고 진단했다. 유동성은 부족한데 밸류에이션은 불투명하고 은행과 비은행권의 연결 고리까지 얽혀 있어 충격이 발생하면 시장 전체로 불안이 확산할 수 있다는 평가다.

22일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저명한 경제학자 모하메드 엘-에리안 전 핌코(PIMCO)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사모대출 시장에서 유동성과 환매 문제가 커지면 투자자들이 팔고 싶은 자산이 아니라 팔 수 있는 자산부터 처분하게 되는 이른바 ‘현금인출기(ATM) 시나리오’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했다. ATM 시나리오는 돈이 필요해서 좋은 자산부터 팔게 되는 현상을 뜻한다. 그는 “투자자들이 단순히 현금을 마련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해 근본적으로 완전히 다른 자산군에서 운용되는 펀드라 할지라도 다른 건강한 펀드를 강제로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전형적인 전염 현상이다. 원하는 것을 팔 수 없다면 팔 수 있는 것을 팔게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시장의 위험이 수면 위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거래와 정보 공개가 제한된 사모대출 시장이 커지면서, 과거에는 상장사 실적이나 거래, 차입 부담 등의 지표를 통해 드러났던 위험 신호들이 점점 포착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라 브리든 잉글랜드은행(BOE) 금융안정 담당 부총재는 “상당한 데이터 공백으로 인해 위험이 어디에서 쌓이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고 따라서 위기 상황을 예측하기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2024년까지 유럽중앙은행(ECB) 감독위원으로서 민간 금융 리스크를 담당했던 엘리자베스 맥콜도 “정책당국이 경기 하강기에 사실상 눈을 가린 채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며 “사모대출은 복잡하고 다층적인 은행 자금 조달에 의존하고 있는데, 심지어 은행조차 이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자산의 집중, 불확실한 가치 평가, 민간 신용등급, 그리고 분산된 감독 체제까지 더해져 이 시장의 불투명성은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은행과 비은행권 사이의 연결 고리도 무시하기 어렵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따르면 은행들이 비은행 금융기관에 제공한 대출 약정 규모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50% 이상 급증해 2조2000억달러(약 3260조원)에 달했다. 연준 관계자들은 보고서에서 현행 규제 데이터의 한계와 은행의 민간 신용 노출 규모 파악의 어려움을 지적하면서 전통적 대출 기관과 민간 신용 공급자 간의 연계에 대한 철저한 감시를 촉구했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최근 사태를 단순한 펀드별 유동성 관리 이슈가 아니라 금융위기 전조와 유사한 징후로 해석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007년 BNP파리바의 서브프라임 관련 펀드 3개 환매 중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초기 신호 중 하나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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