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사람들은 조용한 절망 속에서 살아간다 [읽다 보니, 경제]

입력 2026-04-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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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소담출판사)
(사진제공=소담출판사)

남들은 이렇게 사는데 나는 왜 이럴까.

요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떠올려봤을 법한 생각이다.

오늘날 개인의 삶은 가혹한 '비교의 장' 위에 놓여 있다. SNS를 통해 우리는 타인의 일상과 소비, 성취를 실시간으로 접한다. 이 과정에서 타인의 삶은 자연스럽게 나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작동한다. 문제는 이러한 비교가 일상이 되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비교의 대상이 가까운 이웃이나 지인에 그쳤다면, 이제는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의 '가장 빛나는 순간'과 나를 견주게 된다.

삶을 단순화할 때 본질적인 자유가 나타난다

소로의 저서 '월든'은 그가 1845년부터 약 2년간 호숫가에서 자급자족하며 살아간 기록이다. 그는 도끼 한 자루로 숲에 들어가 단돈 28달러로 오두막을 지었다. 최소한의 노동과 소비만으로 생존하며 그가 발견한 것은 역설적이게도 '결핍'이 아닌 '충만'이었다.

소로는 인간의 삶이 얼마나 많은 '불필요한 비용'으로 채워져 있는지 폭로한다. 사회가 규정한 성공의 기준, 타인의 시선에 맞춘 의복과 주거는 인간을 자유롭게 하기보다 오히려 구속하는 경제적 족쇄가 된다. 그는 삶을 단순화함으로써 타인에게 보이기 위한 삶이 아닌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본질적인 자유에 도달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대다수 사람들은 조용한 절망 속에서 살아간다

SNS는 현대인에게 일상의 연결망을 제공했으나 동시에 타인의 편집된 삶과 자신의 가감 없는 현실을 끊임없이 대조하게 만드는 환경을 구축했다. 보건사회연구원의 통계에 따르면 SNS 이용 시간이 증가할수록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는 '상향 비교'의 빈도가 유의미하게 높아지며, 이는 삶의 만족도를 저하시키는 주요 기제로 작용한다.

특히 한국 사회 특유의 집단주의적 시선과 SNS의 전시성이 결합하면서 고가의 소비나 화려한 여가 활동이 평범한 대중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고착화하고 있다. 이는 과거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대부분의 사람은 조용한 절망 속에서 살아간다"고 진단했던 그 절망의 현대적 변주이자 타인의 시선이라는 감옥에 갇힌 자화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비교 문화는 자아의 내실보다 외부의 승인을 우선시하는 '수치화된 자아'를 양산하며 사회적 우울을 심화시킨다. 한 설문조사에서 청년층의 60% 이상이 타인의 행복한 모습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포모(FOMO)' 증후군을 호소했다는 사실은 디지털 공간이 소리 없는 경쟁의 장으로 변질되었음을 시사한다.

소로가 경계했던 '불필요한 소유'는 이제 일상이 되었고, 개인은 타인의 '하이라이트'와 나의 '비하인드'를 비교하며 스스로를 절망으로 밀어 넣는다.

외부의 기준을 걷어내야 삶의 주도권이 회복된다

끊임없이 비교를 강요받는 환경 속에서 삶의 주도권을 지키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디지털 공간을 통해 타인의 삶이 24시간 중계되는 현대 사회에서 개인은 자신의 내면보다 외부의 평가와 반응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이러한 외부 의존적 태도는 결국 주체적인 경제 활동과 정서적 독립을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

타인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기준으로 삶을 바라보는 태도는 비교 사회의 피로감을 극복하는 실질적인 대안이 된다. 이는 단순히 소비를 줄이는 차원을 넘어 무엇이 나에게 진정 가치 있는 것인지 스스로 결정하는 권리를 되찾는 과정이다. 경제적 선택의 중심을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까'에서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가'로 옮겨올 때 비로소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삶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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