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둘러싼 제도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모험자본 적격펀드' 같은 우회적 장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사모펀드(PEF)를 직접 모험자본 범위에 포함시키는 데 대한 금융당국의 부담이 여전한 만큼, 정책 취지를 살리면서도 자금 흐름을 열 수 있는 절충안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종투사가 조달한 자금을 일정 요건을 충족한 PEF에 한해 투자할 수 있도록 별도의 모험자본 적격펀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기존 PEF를 그대로 인정하기보다, 투자 대상과 운용 방식에 명확한 기준을 부여한 펀드만 모험자본으로 인정하는 방식이다.
핵심은 선별적 허용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중견기업 및 A등급 채권' 투자액에 대해서는 모험자본 공급 의무액의 최대 30%까지만 실적으로 인정하는 한도를 설정해둔 상태다. 증권사들로서는 의무 비율이 높아질수록 인정 한도가 정해진 채권 투자 외에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해야 하는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투자 대상을 중소·벤처기업이나 구조조정 기업으로 한정하고, 일정 비율 이상을 해당 영역에 투자하도록 의무화한 적격펀드 모델이 대안으로 부상한다. 운용 보고나 사후 관리 기준을 강화하면 당국이 우려하는 자금 쏠림이나 불투명성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유사한 모델로는 이미 제도화된 창업벤처 전문펀드가 거론된다. 창업벤처 전문펀드는 투자 대상과 운용 규율이 명확히 설정돼 있어 정책 자금과 민간 자금을 결합하는 데 활용돼 왔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틀을 확장해 PEF에도 적용할 경우, 별도의 제도 충돌 없이 모험자본 공급 통로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금융당국 역시 제도 보완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두지는 않은 상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모험자본 인정 범위에 기관전용 PEF가 추가적으로 들어갈 여지는 있다"면서도 "다만, 인정하더라도 중소·벤처기업 투자로 이어지는 경우 등으로 범위를 제한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