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도심 하천에서 발견된 ‘캐리어 시신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20대 사위가 장모를 장시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유기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충격이 커지고 있다.
대구지법 손봉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일 오전 10시 30분 존속살해 및 시체유기 혐의를 받는 사위 A 씨와 시체유기 혐의를 받는 딸 B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대구 북부경찰서와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18일 오전 대구 중구 한 오피스텔에서 장모 C 씨를 장시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장모가 평소 시끄럽게 굴고 물건을 정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예비 부검 결과, 사망 원인은 외력에 의한 다발성 손상사로 나타났다. 피해자의 전신에서는 갈비뼈와 골반 등 여러 부위에서 다발성 골절이 확인됐다.
경찰은 이러한 손상 정도를 근거로 단발적인 폭행이 아니라 수 시간에 걸친 지속적 폭행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수사 과정에서 A 씨는 2월부터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폭행해온 정황도 드러났다. 숨진 A 씨는 이번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남편과 떨어져 딸인 B 씨 부부와 함께 생활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범행 직후 시신을 은색 여행용 캐리어에 담아 대구 북구 칠성동 신천으로 옮긴 뒤 유기했다. CCTV 영상에는 사건 당일 오전 11시 27분께 A 씨가 비를 맞으며 캐리어를 끌고 이동하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 속에서 A 씨는 주변을 살피며 신천 방향으로 이동했고 딸 B 씨는 슬리퍼 차림으로 뒤따르며 고개를 숙인 채 걸어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두 사람 사이에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포착되지 않았다.
이들이 거주하던 오피스텔은 방 한 칸 규모의 원룸으로, 시신이 발견된 장소까지 도보 이동이 가능한 거리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의 친딸인 B 씨는 사건 당일 시신 유기 과정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평소 폭력적인 성향이 있었고, 시신 유기도 지시에 따라 함께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B 씨의 신체에서도 상습 폭행 흔적이 발견된 것으로 확인돼, A 씨의 지속적인 가정폭력이 사건의 배경이 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B 씨에 대해서는 시체유기 혐의를 적용했으며 추가로 가정폭력 피해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은 사위와 장모 관계 역시 법적으로 보호되는 직계존속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A 씨에게 존속살해 혐의를 적용했다. 존속살해는 일반 살인보다 형량이 무거운 범죄로, 사형,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초기에는 시체유기 혐의만 적용됐으나, 부검 결과와 폭행 정황이 확인되면서 살해의 고의성이 인정된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