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고유가·환율 급등에 비상경영 돌입
아시아나, 국제선 14회 감편…中 노선 중심 단발성 조정

고유가 부담이 항공업계를 압박하면서 비상경영과 국제선 운항 조정이 현실화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중동 전쟁 여파로 촉발된 고유가와 환율 상승 등 대외환경 악화에 대응해 전사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 티웨이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세 번째다. 아시아나항공은 추가 대응으로 항공유 가격 급등에 대응해 일부 국제선 감편에 나섰다. 한진그룹 계열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부산도 같은 날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다. 국내 항공사 중 총 4개 항공사가 비상경영을 시작한 것이다.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날 우기홍 부회장 명의의 사내 공지를 통해 4월부터 비상경영 체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중동 지역 군사 긴장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환율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비용 부담이 빠르게 확대된 데 따른 조치다.
우 부회장은 “연료비 급증에 따른 원가 상승에 대비해 4월부로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하고, 유가 수준별 단계적 대응 조치를 즉시 시행할 것”이라며 “전사적인 비용 효율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연간 사업계획 목표 달성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항공업은 전체 비용의 약 30%를 유류비가 차지하는 구조로, 유가 상승은 수익성에 직격탄으로 작용한다. 대한항공은 최근 급유단가가 갤런당 450센트 수준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연간 사업계획에서 가정한 기준 유가인 갤런당 220센트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연료비 부담이 단기간에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비상경영을 단기적인 비용 절감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체질 개선의 계기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우 부회장은 “이번 조치들은 단순한 일회성 비용 절감이 아니라 구조적 체질을 강화해 성공적인 통합을 완수하고 안정적인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질 기회로 삼고자 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가진 저력으로 이번 위기 또한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항공유 가격 급등하면서 국내 항공업계에는 비상경영 체제 전환이 이어지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인 티웨이항공이 16일 업계에서 가장 먼저 비상경영에 돌입한 데 이어 아시아나항공도 25일부터 비용 절감 중심의 경영 체제를 가동했다. 항공사들의 원가 부담이 급격히 커진 상황에서 수익성 방어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4~5월 국제선 4개 노선을 대상으로 총 14회(왕복 기준) 단발성 감편도 시행한다고 밝혔다. 감편 대상은 △인천-프놈펜 2회(5월 19일·28일) △인천-창춘 7회(4월 14일·17일·21일, 5월 6일·9일·13일·16일) △인천-하얼빈 3회(4월 15일·20일·22일) △인천-옌지 2회(5월 8일·15일) 등이다. 중국 동북 지역과 동남아 일부 노선에 집중됐다.
아시아나항공은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발성 감편 형태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감편 대상 고객에게는 알림톡과 문자, 이메일 등을 통해 변경 일정을 안내하고, 인접 날짜 대체 항공편 제공과 수수료 면제 조치를 병행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의 손자회사인 에어부산도 이날 정병섭 대표 명의의 사내 공지를 통해 “현 위기 극복을 위한 선제적인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4월부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에어부산은 불요불급한 지출을 재검토하고 운영성 비용 절감과 연료절감 운항기법을 통한 유류비 절감, 탄력적인 공급 운영을 통한 기재 효율성 제고, 비용절감 및 수익 제고를 위한 신규 과제 발굴 등에 집중한다.
업계에서는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유가와 환율 변동성이 지속되며 항공사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유는 대부분 달러로 결제되는 구조여서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오르면 비용 부담이 배가된다. 특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작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비용 관리와 재무 안정성 확보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