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물 수혜 전망 속 금리 하향은 제한적

한국 국채가 다음달 1일부터 글로벌 주요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World Government Bond Index)에 편입된다. 하지만 시장에선 기대와 경계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미국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되면서 편입 효과가 당장 가시화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즉,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외국인 자금 유입 속도 역시 예상보다 완만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31일 재정경제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WGBI 편입을 하루 앞두고 막판 점검에 나섰다. 이날 오후 4시30분 재경부 2차관 주재로 외국계 금융기관 비공개 간담회가 열릴 예정이며, 오후 6시에는 외국계 금융기관 및 국고채 전문딜러(PD)와의 간담회도 이어진다.

다만, 이 같은 대규모 자금 유입 전망에도 금리 방향성을 바꿀 ‘게임체인저’로 보긴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과거 사례에서도 지수 편입은 금리 하락(가격 상승·채권 강세) 요인이었지만,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등 거시 변수에 밀려 영향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패시브 자금 특성상 시장 변동성 완화에는 기여할 수 있지만 금리 하향 안정까지 이끌기에는 제약 요인이 존재한다”면서도 “(새로운 이벤트를 맞아 정부 등이 사전에) 교통정리와 분위기조성을 잘한 듯싶어 나름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과거 편입 사례들을 복기해보면 WGBI 자금 유입이 금리 방향을 좌우하긴 어렵다. 하지만 2~3분기 중 20~30bp 수준의 금리 안정 효과는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에는 편입 시점이 좋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로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글로벌 금리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예상규모(45억달러) 대비 3분의 1 수준인 13억달러 유입에 그쳤던 뉴질랜드 사례처럼 금리 상승 국면에서 편입이 이뤄질 경우 자금 유입 효과가 상당 부분 상쇄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채권시장 한 관계자는 “올해 국내 채권시장의 유일한 호재가 WGBI 편입이지만 지금처럼 변동성이 큰 환경에서는 효과가 희석될 수밖에 없다”며 “결국 지정학 리스크와 금리 흐름이 안정돼야 본격적인 수혜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