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용산구를 중심으로 둔화하는 가운데 이들 지역에 밀집한 고가 아파트 가격의 상승 흐름도 눈에 띄게 약해진 모습이다.
8일 KB부동산에 따르면 2월 서울 아파트 5분위 매매 평균가격은 34억7120만원으로 전월보다 527만원 상승했다.
5분위는 주택 가격을 기준으로 전체를 다섯 구간으로 나눈 뒤 각 구간의 평균가격을 산출한 지표다. 이 가운데 1분위는 하위 20% 저가 주택, 5분위는 상위 20% 고가 주택을 의미한다.
서울에서 5분위에 해당하는 아파트는 대부분 강남3구와 용산구 등 핵심 지역에 집중돼 있다. KB 통계 기준으로 서울 5분위 평균가격은 2024년 3월 이후 줄곧 상승 흐름을 이어왔다.
그동안 월별 상승폭은 대체로 수천만원대였다. 특히 시장 열기가 높았던 지난해 6월에는 전월 대비 1억3477만원 올라 한 달 사이 억대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2월 상승액이 1000만원에도 못 미친 점은 최근 시장 분위기가 크게 식었음을 보여주는 수치로 평가된다.
직전 달인 1월 상승액 2744만원과 비교해도 증가폭이 크게 줄었고, 지난해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5분위 가격의 월평균 상승액 5996만원과 견줘도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 통계의 조사 기준일은 2월 9일로, 이후 나타난 서울 아파트값 둔화 흐름이 모두 반영된 것은 아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이 1월 23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연장 가능성을 일축한 이후의 시장 상황은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시장 분위기를 고려하면 3월 통계에서는 위축 흐름이 더 분명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경우에 따라 5분위 평균가격이 전월 대비 하락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KB 기준으로 5분위 가격이 하락 전환할 경우 이는 고금리와 대출 규제로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됐던 2024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앞서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5월 9일 종료하기로 하면서 임차인이 있는 경우 등을 고려한 보완책을 내놓았고, 투기나 투자 목적이 의심되는 비거주 1주택에 대한 규제도 검토 중이다.
이와 맞물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도 강남3구와 용산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최근 2주 연속 하락했다. KB 통계 기준으로도 지난주 강남구 아파트 가격이 하락 전환했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전에 주택을 정리하려는 다주택자들이 가격을 낮춘 급매물을 내놓은 데다, 향후 보유세 개편 가능성을 의식한 고가 주택 보유자들의 차익 실현 매물도 시장에 나오면서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은퇴 이후 소득이 줄어 보유세 부담 증가를 우려하는 고령 1주택자와 정부의 추가 규제 대상으로 거론되는 비거주 1주택자 등이 매도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며 시장 흐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