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8억 들여 삼정더파크 인수"…부산, 공립 동물원 전환 본격화

입력 2026-02-2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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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부산시장이 26일 어린이대공원에서 동물원 인수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부산시)
▲박형준 부산시장이 26일 어린이대공원에서 동물원 인수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부산시)

부산 유일의 동물원인 삼정더파크가 공립 동물원으로 전환된다. 민간 운영의 한계를 드러내며 장기 휴업 상태였던 시설을 부산시가 직접 인수해 '생명을 존중하는 동물원'으로 재출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부산광역시는 오는 4월 15일 부산진구 초읍동 어린이대공원 내 삼정더파크 운영권을 인수한다고 25일 공식 발표했다. 시는 운영사인 삼정기업 측과 약 478억2500만 원에 매매하기로 합의하고, 계약금 10%를 지급하는 동시에 직접 관리·운영에 들어간다. 관련 매수 합의안은 지난 24일 법원에 제출됐다.

2014년 개장 이후 민간이 설립·운영해 온 삼정더파크는 공립·공영 체제로 전환된다. 관람료는 타 지자체 공립 동물원 수준에 맞춰 무료 또는 1000~3000원 수준의 저렴한 요금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현재 동물원에는 115종 443개체가 서식하고 있다.

'관람'에서 '복지'로…운영 패러다임 전환

부산시는 새 동물원의 비전을 ‘생명을 존중하는 동물원’으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자연 서식지형 숲 동물원 재구성 △영남권 거점 동물원 지정 추진 △동물 교류 체계 마련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어린이대공원의 녹지를 최대한 활용해 자연 지형과 식생을 보존하는 ‘숲 동물원’ 모델을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노후 동물사를 우선 개선하고, 종 특성과 행동을 반영한 서식 공간 재배치에 나선다. 숲 해설 프로그램과 어린이 동물복지 교육도 병행해 단순 관람 중심에서 생태·교육 기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겠다는 방침이다.

영남권 거점 동물원 지정 ‘승부수’

시는 정부가 추진 중인 ‘거점 동물원’ 지정에도 도전한다. 거점 동물원은 동물 복지, 질병 관리, 종 보전, 교육 기능 등을 수행하는 허브형 동물원으로, 지정 시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미 중부권에서는 청주동물원이 2024년 5월 제1호로 지정됐고, 호남권에서는 우치동물원이 추가됐다. 정부는 수도권과 영남권 추가 지정을 검토 중이다. 부산이 거점 동물원에 선정될 경우, 운영비 부담을 덜면서 부울경을 아우르는 생태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아울러 서울시 어린이대공원 능동동물원과의 동물 교류 협의도 진행 중이다. 운영 매뉴얼을 새로 수립하고 전문 인력을 단계적으로 확충하되, 사육사 교체로 인한 동물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관리 인력은 승계할 방침이다.

2020년 휴업, 소송 끝에 인수 합의

삼정더파크는 적자 누적 속에 2020년 4월 이후 휴업 상태였다. ‘500억 원 매입 협약’을 둘러싼 소송에서 대법원이 운영사 측 손을 들어주면서 시는 협상에 나섰고, 결국 500억 원 미만 선에서 매수하기로 합의했다. 시는 매수 계약금과 운영비 등 75억 원을 추가경정예산에 편성했다.

동물원 정식 개장은 내년을 목표로 하되, 부산 시민의 날이 있는 10월께 임시 개방도 검토 중이다. 중장기 운영 방향과 거점 동물원 지정 전략을 담은 종합 계획 용역은 오는 10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날 어린이대공원에서 브리핑을 가진 박형준 부산시장은 “동물원은 부산시가 책임지는 공공 자산으로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동물 복지와 생태 교육의 중심이자 부울경을 아우르는 거점 동물원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민간 실패의 뒷자리를 공공이 메우는 구조가 반복돼선 안 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478억 원이라는 적지 않은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공립 전환’이 단순한 소유권 변경이 아니라 운영 철학과 시스템의 근본적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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