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A씨는 계속되는 적자에 결국 폐업을 결심했다. 하지만 가맹 계약을 해지하려니 수천만 원에 달하는 위약금이 발목을 잡았다. 결국 적자를 감내하며 영업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이처럼 매출 부진으로 폐업을 하고 싶어도 과중한 위약금 부담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식 영업을 지속해야 했던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고충이 앞으로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서울시가 실제 발생한 손해에 근거한 위약금 산정 기준을 제시하고 위약금 발생 원인에 따라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면서다.
서울시는 23일 일방적이고 불합리한 위약금 청구 관행을 개선하고 가맹본부와 점주 간 합리적인 산정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서울형 가맹사업 위약금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현행 가맹사업법은 부당하게 과중한 위약금 청구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구체적인 산정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이 늘 한계로 지적됐다. 가맹본부가 실제 발생한 손해액보다 훨씬 높은 고정 금액을 위약금으로 설정해두고, 이를 빌미로 가맹점주의 계약 유지를 압박하거나 일방적으로 수익을 챙기는 사례가 빈번했기 때문이다. 시는 이러한 제도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전문가 자문과 실제 분쟁 사례 분석, 관내 150개 가맹본부의 정보공개서와 가맹계약서 실태조사를 거쳐 이번 가이드라인을 완성했다.
서울시 통계 분석 결과 가맹점주가 겪는 위약금 발생 원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계약 해지’와 관련된 사안이었다. 전체 사례 중 '계약 기간 중 해지'가 28.8%로 가장 높았으며 '계약 후 오픈 전 해지'가 10.3%를 차지해 전체의 약 40%가 폐업과 계약 종료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어 계약 위반 항목으로는 '종료 후 철거의무 위반'이 26.3%로 높은 비중을 보였고, '경영(경업)금지 위반'이 11.9%, '본사 지정 외 물품을 구매하는 자점매입'이 7.0%로 뒤를 이었다. '가맹본부 부담 영업지원과 시설부담금 등'은 3.7%로 조사됐다.
특히 위약금의 규모를 살펴보면 영업비밀 보호와 경업금지 위반 시 부과되는 위약금은 평균 3174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계약 기간 중 중도 해지 시에는 평균 1544만원의 위약금이 발생했다. 이 외에도 자점매입의 경우 1건당 평균 841만원, 철거의무 위반 시에는 하루당 25만원의 위약금이 쌓이는 구조였다.
이러한 폐해를 막기 위해 시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위약금의 용어와 부과 사유를 명확히 정의하고, ‘실제 발생한 손해’에 근거한 합리적 산정 기준과 상한선을 제시했다. 발생 원인을 6가지 유형(계약 후 개점 전 해지, 자점매입, 경업금지 위반, 계약 기간 중 해지, 종료 후 철거 의무 위반, 시설부담금 등)으로 세분화하여 각 상황에 맞는 구체적인 계산법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가장 분쟁이 잦았던 ‘자점매입’에 대해서도 혁신적인 기준을 마련했다. 기존에는 단순 위반 횟수별로 과도한 벌금을 매겼으나, 앞으로는 월평균 매출액과 로열티 등을 반영해 위반 기간만큼 일할 계산하는 세부 산식을 적용하도록 권고했다.
시 관계자는 "전국 지자체 최초로 위약금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여 배포하는 것으로 가맹본사와 가맹점주 간 분쟁예방, 가맹점주 권익보호를 기대한다"며 "가이드라인이 법적 강제성은 없지만 가맹본사와 가맹거래사 대상 교육 시행, 가맹분쟁 해결 기준 제시, 상담 등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해당 가이드라인의 전문은 ‘서울시 공정거래종합상담센터’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예비 창업자들도 계약 체결 전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이해선 서울시 민생노동국장은 "이번 가이드라인이 불공정 관행을 바로잡고 가맹본부와 점주가 함께 성장하는 상생 생태계를 만드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