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시장격리 111만톤·3조4000억원 부담…사후대응서 선제관리로 전환

쌀 과잉 구조를 근본적으로 손보기 위한 정부의 ‘선제적 수급조절’이 본격 가동된다. 내년산 쌀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해 벼 재배면적을 64만ha(헥타아르) 수준으로 줄이고 논 타작물 전환을 유도하는 전략작물 재배 목표도 대폭 확대한다. 쌀 생산을 줄이기 위한 신규 수단으로는 ‘수급조절용 벼’가 처음 도입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0일 양곡수급안정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양곡수급계획’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정부는 반복돼 온 쌀 과잉과 사후 시장격리 중심의 대응에서 벗어나 재배 단계부터 수급을 관리하는 구조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겼다. 이에 따라 벼 재배면적 감축을 단순한 행정 관리가 아닌 논 타작물 전환을 통한 구조 조정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수급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2026년산 쌀 수급 균형을 위해 벼 재배면적을 올해보다 약 3만8000ha 줄여 64만ha 내외로 관리하고 전략작물 직불제를 중심으로 농가의 작목 전환을 유도한다.
전략작물 재배 목표 면적은 총 9만ha로 설정됐다. 품목별로는 두류 3만2000ha, 가루쌀 8000ha, 하계조사료 1만9000ha, 옥수수 3000ha, 깨 4000ha, 수급조절용 벼 2만1000ha, 율무·수수·알팔파 등 기타 작물 3000ha 등이다. 이 가운데 수급조절용 벼는 쌀 공급량 조절을 목적으로 새롭게 도입된 품목으로 기존 전략작물 정책을 보완하는 역할을 맡는다.

정부가 재배면적 감축과 전략작물 확대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누적된 시장격리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쌀 과잉이 반복되면서 최근 4년간 연평균 약 28만톤 규모의 시장격리가 이어졌고,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누적 시장격리 물량은 111만톤에 달했다. 이에 따른 재정 소요는 약 3조4000억원으로 정부는 사후 격리 방식만으로는 구조적인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보고 정책 방향을 선제적 감축으로 전환했다.
아울러 양곡관리법 개정에 따라 쌀 수급계획 수립·심의 체계도 민·관 중심으로 바뀐다. 수급계획 범위가 정부양곡에서 전체 양곡으로 확대되고 매년 쌀 수급균형을 위한 논 타작물 목표를 설정해 생산자·소비자·유통업계·전문가가 참여하는 위원회 심의를 거치게 된다. 개정법 시행일은 2026년 8월 27일이다.
박정훈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올해부터 민·관이 함께 논의해 수급계획을 수립하는 체계적 수급정책을 추진한다”며 “과잉생산이 우려되는 콩 역시 기존 참여 농가의 피해 없이 적정 생산을 추진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