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연휴가 끝난 직후 병원에는 평소보다 많은 환자가 몰린다. 명절 기간 몸에 이상을 느꼈지만 병원 방문을 미루다가 연휴가 끝난 뒤 진료를 받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큰 이상이 없다면 다행이지 증상이 악화된 뒤에야 병원을 찾으면 치료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1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 청구 통계에 따르면 설·추석 등 명절 연휴 직후 소화기계 질환과 근골격계 질환의 외래 진료 건수는 평상시보다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응급의료 관련 분석에서도 연휴 직후 응급실 이용이 연휴 전보다 약 10~30%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됐다.
전문가들은 명절 기간의 식습관과 생활방식 변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열량·지방·나트륨 함량이 높은 음식을 자주 섭취하고 과식과 음주가 겹치면 단순 소화불량이나 급성 위염을 넘어 담낭염, 췌장염 등 응급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해외 임상 저널에 게재된 ‘Increased Incidence of Acute Pancreatitis During Holiday Seasons’ 연구에서도 연휴·축제 기간 급성 췌장염 발생률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시간 이동과 집안일도 허리와 무릎에 부담을 준다. 명절 이후 척추·관절 통증이 악화돼 병원을 찾는 사례가 많고 근골격계 질환은 연휴 뒤 외래 환자가 증가하는 대표 질환군으로 꼽힌다. 고혈압이나 심혈관 질환을 앓는 고령자의 경우 짠 음식 섭취와 스트레스 영향으로 혈압 변동이나 흉통을 겪고도 이를 참고 넘기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통증을 무조건 참기보다 증상의 양상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복통이 이틀 이상 지속되거나 점점 심해질 때, 흉통이나 호흡곤란, 지속적인 구토,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이나 실신이 동반된다면 연휴 여부와 관계없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지자체와 보건당국은 이를 대비해 연휴 기간 문을 여는 의료기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시는 설 연휴 동안 24시간 비상의료체계를 가동하고 경증 환자가 진료받을 수 있도록 병·의원과 약국 1만3000여 곳을 지정해 운영한다. 운영 정보는 서울시 ‘2026 설 연휴 종합정보’ 누리집과 25개 자치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모바일 앱 ‘손목닥터 9988’과 ‘응급의료정보제공(e-gen)’을 통해서도 조회할 수 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들도 설 연휴 기간에 맞춰 특화 서비스를 선보였다. 굿닥은 연휴 동안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운영하고 연휴 중 진료가 가능한 전국 병‧의원 정보를 제공한다. 나만의 닥터는 야간·공휴일에 진료 가능한 소아과와 소아 응급실, 문을 연 약국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소아 전용 의료정보 지도 ‘소아과 119 지도’를 새롭게 공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