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에서 상장지수펀드(ETF) 자금의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면서, 개별 종목 주가가 회사 규모(시가총액)보다 ETF에 얼마나 많이 담겨 있는지에 더 민감하게 움직이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0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ETF를 통한 자금 유입이 이제 보조가 아니라 시장 주요 매수 주체로 자리 잡았고, 특정 종목에는 ETF 수급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이같이 밝혔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1월 마지막 주 코스닥 지수는 정부 정책 기대감 속에 약 15.6% 상승했는데, 이 기간 기관 순매수(10조 원) 상당 부분이 금융투자(9조3000억 원) 중심으로 집계되며 ETF 시장 유입 자금으로 해석됐다. 그는 “ETF 시장으로의 급격한 자금 유입이 지수 전반을 자극하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ETF 시장 몸집 확대가 구조 변화를 만들고 있다며 “국내 ETF 시장 규모(AUM)는 작년 초 약 168조 원에서 지난달 말 348조 원으로 1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했고 증시 내 ETF 거래 비중도 약 30%까지 확대됐다”고 짚었다.
특징적인 점은 역외 ETF가 아니라 국내 주식형 ETF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2024년 말 23.5%였던 국내 주식형 ETF 비중이 현재 약 36%로 상승했다. 수급 데이터도 ETF가 주체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신 연구원은 “2025년 이후 전체 ETF 시장에 약 84조3000억 원의 순매수가 발생했고, 이 중 35조9000억 원은 국내 주식형 ETF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개별 종목에서는 ETF 편입 비중과 시가총액의 불균형이 가격을 흔든다고 봤다. 신 연구원은 “예컨대 에코프로는 시가총액이 에코프로비엠보다 낮지만 코스닥 지수 내 편입 비중은 소폭 높아, ETF 강한 순매수 구간에서 에코프로에 더 큰 금융투자 순매수가 유입되는 모습이 나타났다”며 “ETF 채널 유입 자금은 시총 순으로 고르게 분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총 대비 편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종목일수록 ETF 수급으로 인한 주가 모멘텀, 즉 왝더독(Wag the Dog) 현상이 확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개인 자금의 ‘포모(FOMO·소외 공포감)’ 성격도 ETF로 흡수되는 흐름을 짚었다. 신 연구원은 “연간 누적 기준 개인은 개별 종목을 3조2000억 원 순매도한 반면 국내 주식형 ETF는 11조 원 순매수했다”며 “개인 자금이 ETF로 유입되는 흐름이 지속되면 ETF 수급 민감도가 높은 종목의 수혜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유안타증권은 운용자산(AUM) 1000억 원 이상 국내 주식형 ETF 구성 종목 가운데 △최근 6개월간 외국인 누적 순매수 강도 확대 △시가총액 대비 ETF 추종자금 상위 20% 조건을 충족하는 종목들이 주가 모멘텀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제시했다.
신 연구원이 제시한 해당 종목은 뉴로메카, ISC, 와이씨, RFHIC, 에스티팜, 삼성중공업, 코스메카코리아, 에프에스티, 성광벤드, 시노펙스, iM금융지주, 엘앤에프, 레인보우로보틱스, 보로노이, 한화엔진 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