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부산진구에서 수년째 사용처를 찾지 못한 고향사랑기부금을 민생 의료 현안 해결에 활용하자는 파격적인 제안이 나왔다.
부산진구의회 한갑용 의원은 9일 열린 제355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지난 3년간 적립만 돼 온 고향사랑기부금 약 3억7000만 원을 '출근 전 어린이병원' 운영 재원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한 의원은 이날 발언에서 맞벌이 가정의 대표적 고충으로 꼽히는 이른바 '소아과 오픈런' 문제를 언급하며 “아픈 아이를 안고 이른 아침 병원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는 부모들의 절박함을 행정이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인 사용처를 찾지 못해 잠자고 있는 고향사랑기부금을 ‘지정기부제’ 방식으로 전환해, 출근 전 어린이병원 운영에 투입하자”고 제안했다. 지정기부제는 기부자가 기부금의 사용 목적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부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특정 정책 사업의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 의원은 이미 제도적 기반도 마련해둔 상태다. 그는 지난해 12월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출근 전 어린이병원 지원에 관한 조례'를 대표 발의하며 행정 집행의 근거를 확보했다.
한 의원은 "전남 곡성군은 고향사랑기부금을 활용해 의료원 내 소아과를 안정적으로 운영한 성공 사례가 있다. 서울 은평구도 의료취약계층을 위해 고향사랑 기부금을 사용한 전례가 있다."며 "예산 부족을 이유로 손을 놓기보다, 행정의 창의적 발상으로 아이의 건강을 지키고 지역의 미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안은 단순한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식과 제도적 대안까지 함께 제시했다는 점에서 지역 주민과 정치권 안팎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방치된 기부금을 민생 의료로 연결할 수 있을지, 부산진구의 선택이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