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 한 장당 최대 4000원…영화계 '기형적 수익 구조' 성토
극장·이통사 불투명한 정산 구조, 제작·배급사 피해 누적 우려

영화 티켓 할인 시장에서 제작과 투자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은 이동통신사가 가장 큰 몫의 수익을 가져가는 비정상적인 분배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영화산업을 잠식하는 구조적 불공정으로 보고 있다.
2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영화티켓의 할인 제도 개선을 위한 국회 간담회'에서 이화배 배급사연대 대표는 "이통사가 영화 티켓 한 장당 적게는 500원, 많게는 4000원까지 중간 이윤을 가져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영화 제작과 투자, 배급에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주체들의 몫보다 이통사의 수익이 더 커지는 구조가 정상적인 시장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정산 구조의 불투명성 역시 핵심 문제로 지적됐다. 추은혜 변호사는 "현재 극장에서 배급사로 전달되는 정산서에는 정가, 할인 주체, 할인 금액, 비용 분담 내역이 빠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배급사조차 통신사가 얼마를 가져갔는지 알 수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이어 "할인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어떤 할인으로 얼마가 빠졌는지 알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극장 티켓 수익 구조는 극장과 배급사가 1차로 수익을 나눈 뒤, 배급사가 수익을 다시 투자사ㆍ제작사로 분배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통신사 할인 구조에서는 이 기본 질서가 붕괴되고, 이통사가 최상단에서 가장 큰 몫을 수익을 가져가는 기형적인 구조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 영화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이와 관련해 김지희 문화체육관광부 영상방송콘텐츠산업과장은 "영화계 관계자들의 답답한 마음과 상영관이 영업상 비밀을 이유로 세부 내역 공개에 부담을 느끼는 현실 그리고 이를 조사하는 공정거래위원회 내부의 고민까지 모두 인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프로모션의 효과 범위와 정도를 어디까지 극장의 자율성으로 볼 것인지와 당사자 간 거래 세부 내역을 어느 수준까지 공개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공정위의 판단을 지켜보고 있다"라고 답했다.
영화계는 이 같은 구조가 지속할 경우 제작 수익 감소와 투자 위축을 넘어 중소·중견 영화의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하영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운영위원은 "상영관이 왜 이통사를 상대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지 이해가 안 된다. 결국 배급·제작 쪽에서 나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런 할인 구조가) 공정거래법상 문제조차 되지 않는다면 더 이상 할 방법이 없고, 영화 산업이 버틸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금 한국 영화 시장은 연간 5000억 원 규모에 불과하다. 수십조 원 규모의 (이통사들이) 여기에 빨대를 꽂고 있는 구조"라며 "이렇게 가면 영화 산업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를 주최한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영화관람료는 지속적으로 인상됐지만, 제작사와 배급사에 돌아가는 객단가는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라며 "영화 제작에 직접적인 기여를 하지 않는 주체가 할인 구조의 최대 수혜자가 되고, 정작 창작의 최전선에 있는 제작사와 배급사는 손실을 떠안는 구조라면 이는 명백히 바로 잡아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