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2.9배 부지에 태양광 깔 건가요?"… 이상일, 1000조 투자 용인 반도체에 ‘지방이전론’ 직격

입력 2026-01-0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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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의 숫자 정치학, “태양광으로 돌리려면 새만금 2.9배…반도체 생태계 무너진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기흥ICT밸리 컨벤션 플로리아홀에서 신년 언론브리핑을 열고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지방이전론’에 대해 수치와 자료를 근거로 정면 반박하고 있다. (용인특례시)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기흥ICT밸리 컨벤션 플로리아홀에서 신년 언론브리핑을 열고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지방이전론’에 대해 수치와 자료를 근거로 정면 반박하고 있다. (용인특례시)
“용인반도체산단에 필요한 15GW 전력을 태양광으로 충당하려면 새만금매립지의 2.9배 부지가 필요합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9일 신년 언론브리핑에서 던진 이 한 문장은,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용인반도체산단 지방이전론’을 단숨에 무력화시켰다. 감정도, 구호도 없었다. 숫자와 구조만으로 상대 논리를 해체했다.

기흥 ICT밸리 플로리아홀에서 열린 이날 브리핑은 장소부터 메시지였다. 시청이 아닌 반도체 산업의 심장부에서, 이 시장은 2시간 가까이 반도체 이전론의 허구를 조목조목 짚었다. 그의 언어는 일관됐다. “이제 이 문제는 정치가 아니라 국가 책임의 문제”라는 것이다.

논란의 출발점은 전날 청와대 대변인의 발언이었다. “기업 이전은 기업이 판단할 몫”이라는 설명에 대해, 이상일 시장은 “국가가 스스로 책임을 내려놓은 발언”이라고 직격했다.

“용인 이동·남사 삼성전자 국가산단은 2023년 3월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발표했고, 원삼 SK하이닉스 산단은 같은 해 7월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됐습니다. 특화단지는 전력·용수·도로를 정부가 책임지는 곳입니다. 이것을 기업 판단의 문제로 돌리는 건 국가 정책의 자기부정입니다.”

이 시장이 거듭 강조한 대목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단계’라는 점이다.

2025년 12월 19일 삼성전자와 LH는 분양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달 22일 시작된 손실보상은 보상률 20%를 넘어섰다. 이는 통상 4년 6개월이 걸리는 국가산단 승인 절차를 1년 9개월 만에 통과시킨 패스트트랙의 결과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각종 영향평가 신속 처리까지 이미 국가 행정력은 총동원됐다.

이 시장은 이를 두고 “계획이 아니라 현실”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날 브리핑의 백미는 전력논쟁이었다. 이전론의 핵심 논리인 ‘재생에너지 대체 가능성’에 대해, 이 시장은 수치로 답했다.

용인반도체산단에 필요한 전력은 15GW. 태양광발전 이용률 15.4%를 감안하면 97.4GW의 설비가 필요하다. 이를 설치하려면 약 838㎢, 2억5000만 평의 부지가 필요하다. 새만금매립지(291㎢)의 2.9배다.

“여기에 출력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한 에너지저장장치, 계통보강설비, 예비전원까지 고려하면, 반도체 클러스터는커녕 전력실험단지도 어렵습니다.”

이상일 시장은 반도체산업을 “생태계 산업”이라고 규정했다.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90%가 수도권에 있고, 글로벌 설비기업들 역시 용인·화성·평택에 집적돼 있다. 포토레지스트 같은 핵심 소재는 장거리 운송만으로도 품질 리스크가 발생한다.

“반도체는 공정오류를 몇 시간 안에 잡느냐, 며칠을 멈추느냐의 산업입니다. 클러스터는 선택이 아니라 전제 조건입니다.”

그는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 사례를 들어 국가의 역할을 대비시켰다. 삼성전자의 투자 발표 후 3개월 만에 인허가, 7개월 만에 파일 공사 착수, 주정부 차원의 용수·폐수·도로 지원.

“미국은 이렇게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국책사업을 해놓고 지방 이전을 운운합니다. 이건 산업전략이 아니라 정치적 선동입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신년 언론브리핑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수요와 산업 생태계를 설명하며 “반도체는 이전 대상이 아닌 국가 전략산업”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용인특례시)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신년 언론브리핑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수요와 산업 생태계를 설명하며 “반도체는 이전 대상이 아닌 국가 전략산업”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용인특례시)
이 시장은 결국 화살을 대통령에게 돌렸다.

“청와대 대변인 발언만으로는 혼란이 가라앉지 않습니다. 이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용인 반도체 프로젝트에 대한 국가의 의지가 무엇인지 국민 앞에 분명히 해야 합니다.”

이날 이상일 시장은 2026년을 ‘천조개벽의 해’로 규정했다. SK하이닉스 600조원, 삼성전자 360조원, 미래연구단지 20조원. 총 1000조원에 육박하는 투자가 이미 용인에서 움직이고 있다.

2026년 하반기 SK산단 인프라 준공, 2027년 상반기 첫 생산라인 장비 반입, 2030년 삼성국가산단 가동. 이 일정은 선언이 아니라 실행표다.

이상일의 브리핑은 분노의 연설이 아니었다. 숫자와 구조, 산업논리로 짜인 ‘정책반격’이었다. 용인반도체이전론은 정치적 상상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시장의 계산표 앞에서 그것은 더 이상 정책이 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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