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셀트리온‧인투셀‧에임드바이오도 개발 참전

올해 국내 바이오산업에서는 항체약물접합체(ADC)가 확실한 핵심 트렌드로 부상했다. 그동안 글로벌 제약사가 주도하던 분야에 국내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뛰어들면서 국산 ADC에서도 블록버스터 후보가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인적분할을 통해 출범한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ADC를 낙점했다. 또 셀트리온도 자체 ADC 파이프라인을 처음 외부에 공개하며 시장 진입을 공식화했다. 인투셀과 에임드바이오는 올해 기업공개(IPO)를 계기로 ADC 플랫폼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화이자, 다이이찌산쿄 등 빅파마의 대형 인수·라이선싱이 이어지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기업도 이런 흐름에 맞춰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동안 리가켐바이오가 주도해 온 국내 ADC 분야에 올해는 대기업과 벤처 기업까지 본격적으로 합류했다는 점에서 시장 변화의 의미가 크다.
대기업 중에서는 삼성에피스홀딩스와 셀트리온이 본격적으로 ADC 개발에 뛰어들었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에피스넥스랩을 중심으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 방광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ADC 신약후보물질의 글로벌 임상을 위해 이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했다. 목표는 2026년 임상 1상 진입이다.
이를 위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인투셀과 공동개발을 진행 중이고 중국 프론트라인바이오파마와도 ADC 후보물질 2종에 대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셀트리온은 이미 ADC 파이프라인을 임상 단계에 진입 시켰다. 고형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CT-P70, CT-P71, CT-P73은 현재 임상 1상 중이다. 지난달 3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월드 ADC'에서는 유의미한 연구성과를 공개했다.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이중특이 ADC는 기존 ADC 대비 선택성·효능·안전성 측면에서 향상된 플랫폼이란 평가를 받는다. 셀트리온은 ADC 개발을 위해 피노바이오, 트리오어 등 ADC 기업과의 협업도 병행하며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바이오벤처 중에서는 인투셀과 에임드바이오가 주목된다. 올해 5월 상장한 인투셀의 핵심 기술은 자체 개발한 ‘오파스(OHPAS)’ 링커 플랫폼이다. 이 기술은 혈액에서는 안정적으로 유지되지만 암세포 내부에서는 선택적으로 절단돼 약물을 방출하는 절단형 링커로 높은 표적 선택성과 약물 전달 효율이 강점이다.
인투셀은 상장 전부터 국내외 기업과의 기술수출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공동연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인도 기반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과도 ADC 생산 및 기술이전 협력을 체결했다. 주요 파이프라인인 ‘ITC-6146RO’는 최근 미국에서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이달 4일 상장을 앞둔 에임드바이오는 상장 전부터 기술수출 성과로 주목을 받았다. 전임상 단계에서 개발한 ADC 파이프라인 3종을 모두 기술수출하며 누적 약 3조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에임드바이오의 경쟁력은 삼성서울병원 스핀오프(분사) 시절부터 구축한 ‘P-ADC 플랫폼’이다. 환자유래세포·모델(PDC·PDX), 임상 데이터, 병원 기반 연구 역량을 통합해 미충족 의료수요 기반 타깃 발굴과 ADC 자산 개발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실적도 뒷받침된다. 지난해 하반기 흑자전환 한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2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냈으며 올해 매출 400억 원, 영업이익 200억 원 이상을 전망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ADC 시장은 2028년 42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에피스홀딩스·셀트리온의 진입과 인투셀·에임드바이오의 부상으로 국내 ADC 생태계도 본격적인 성장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기술력과 플랫폼 확장성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도 커지고 개발 저변이 넓어진 만큼 어떤 기업이 차별화된 기술로 첫 성과를 만들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