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C 구성요소‧제형 등 분야 달라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수출 계약도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의 새 격전지로 떠오른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리가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알테오젠 등은 각각 독자적 플랫폼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기술이전과 파트너십을 확대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업계는 ADC가 향후 K바이오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하고 있다.
26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피치솔루션에 따르면 ADC 시장은 올해 190억 달러(약 26조 원)에서 2030년 400억 달러(약 55조 원) 규모로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선두 주자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링커·항체·페이로드(약물) 각각의 세부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ADC는 항체에 약물을 결합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항암제다. 기존 항암제보다 부작용이 적고 치료 효율이 높아 글로벌 빅파마들이 앞다퉈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화이자는 약 60조 원에 씨젠(Seagen)을 인수했고 MSD는 다이이찌산쿄의 ADC 치료제 3종을 총 30조 원 규모에 도입했다. 애브비 역시 이뮤노젠을 14조 원에 인수했다. 최근에는 다케다가 ADC 공동개발을 위해 이노벤트와 16조 원 규모의 파트너십을 맺었다.
한국 기업들은 기술 특화형 전략으로 경쟁 구도에 진입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국내 기업 가운데 리가켐바이오는 가장 앞서 있는 ADC 기업이다. 자체 보유한 링커·페이로드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얀센, 암젠 등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누적 계약 규모는 약 10조 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다양한 항체를 도입하며 파이프라인 확장에 주력하며 독성 완화와 내성 극복을 주요 개발 방향으로 삼고 있다.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2027년까지 ADC 임상 20개에 진입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기반의 ADC 플랫폼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14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으며 총 4000억 원을 투입해 연구개발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중항체 ADC는 단일항체 ADC보다 효능과 안전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에이비엘바이오는 미국에서 임상 1상 진입을 준비 중이다.
알테오젠은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술을 활용해 기존 정맥주사(IV) 방식의 ADC를 피하주사(SC) 형태로 전환하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정맥주사는 빠른 약효 발현이 장점이지만 혈중 약물 농도 유지가 어렵다. 반면 SC 제형은 체내 약물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어 환자 편의성과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알테오젠은 이 기술을 적용한 신공정 플랫폼을 개발 중이며 지난해 다이이찌산쿄와 42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해 엔허투의 SC 전환을 추진 중이다.
ADC는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 3대 암학회인 유럽종양학회(ESMO) 전체 발표의 20% 이상을 차지하며 여전히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은 각자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국형 ADC 밸류체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은 글로벌 기술이전으로 안정적인 기술료 수익 구조를 확보하고 있어 연구개발에 재투자가 가능한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기반은 국내 ADC 산업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ADC는 글로벌 빅파마 중심의 고부가가치 시장이다. 국내 기업들이 ADC 원천 기술, 제형 기술, 이중항체 등에서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확장하면서 공동개발이나 파트너십 구조를 다듬는다면 시장 내 존재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