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막히자 증여·현금 거래 급증… 서울 부동산, ‘현금 부자’만 웃었다

입력 2025-09-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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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롯데월드타워에서 내려다 본 서울 아파트 전경.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 이날 롯데월드타워에서 내려다 본 서울 아파트 전경.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정부의 수요 억제‧공급 확대 등 실수요자 중심 정책 개편에도 ‘현금 부자’만 살아남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 거래 감소 속 고가 아파트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6·27 부동산 대책 이후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심화하고 있다. 주택 거래량이 감소하는 중 상급지 위주에서 신고가 거래만 증가하고 있다.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3946건 중 932건(23.6%)이 신고가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7월(27.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2억 원 초과~20 억 원 미만 아파트 거래에서 신고가는 31%(288건)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30억 원 초과 거래는 전체의 20%에 달했다. 반면 9억 원 이하 구간에서는 신고가 비중이 18%에 그쳤다. 현재 주택담보대출 한도인 6억 원을 제외하고는 현금으로 조달해야 한다. 대출 제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금 부자들의 매입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주요 입지에서는 최고가 아파트가 계속 손바뀜되고 있다. 서초구 61.5%, 용산구 59.5%, 강남구 51.6% 등 전체 거래의 절반 이상이 신고가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는 7월 44억7500만 원에 거래돼 직전 신고가를 경신했고, 잠실엘스 전용 84㎡도 34억 원 기록을 썼다. 또 지난달 말 성동구 옥수하이츠 전용 114㎡는 34억7500만 원에 거래됐다.

대출 규제 이후 고가 주택 증여·상속 비율도 증가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2025년 서울지역 부동산 매입자금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부동산 매입을 위해 증여를 받은 비율은 6.27 규제 발표 전 27.2% (1월~6월)에서 7월 3% 상승한 30.5%로 조사됐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강남, 관악, 노원, 성북, 송파, 영등포, 종로 등 7개 구는 증여 매입 비율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강남구의 경우 증여를 통해 부동산을 매입한 비율이 올해 1월~6월 평균 32.1%에서 7월 37.6%로 5% 이상 상승했다. 송파구는 6.7%, 마포구는 4.9%, 용산구는 3.1% 이상 모두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분양 시장도 고가 주택이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롯데건설이 서울 송파구 일원에 분양하는 ‘잠실르엘’은 최저 분양가 12억1450만 원(전용면적 45㎡ 타입)임에도 10만 명이 넘는 청약자가 몰렸다. 110가구 모집에 1순위 청약 6만9476만 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631.6대을 기록했다. 잠실르엘의 전용면적별 최고 분양가는 △45㎡ 12억1450만 원 △51㎡ 13억6310만 원 △59㎡B 16억2790만 원 △74㎡B 18억7430만 원 △74㎡C 18억6480만 원이다. 최소 현금 6억 원에서 최고 12억 원이 넘게 필요함에도 수많은 청약 수요가 몰린 것이다.

이는 대출 규제 이후 위축된 시장 분위기와 다른 온기이다. 분양분석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7월 기준 전국 평균 1순위 청약 경쟁률은 9.08대 1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10월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경쟁률이 10대 1 이하로 떨어진 것은 14개월 만에 처음이다.

정부는 부동산 대책을 통해 투기 수요를 통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수요를 실수요자 중심으로 바꾸고 투기·투자 유인으로 부동산을 취득하는 일을 최소화하려면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대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아직도 우리 국민에게는 ‘투자는 역시 부동산’이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다”면서 “저는 거의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고 보는데, 최대한 연착륙을 시키려면 부동산 가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는 똘똘한 한 채 수요로 인해 고가 아파트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 내다봤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거래량이 줄고 신고가는 계속 나오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이미 시장에 내성이 생겨 규제 강화해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 진단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올해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도는 지속되고 있다”면서 “강남 같은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과 조정대상 등으로 묶여 있어도 공급이 적고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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