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푸드플레이션 쓰나미’, 밥상까지 뒤흔든다 [푸드플레이션, 밥상 위의 위기]

입력 2025-09-09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본 기사는 (2025-09-08 19: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8월 세계 식량가격지수 2년여 만에 최고
곡물 내렸지만, 육류·유제품 등 올라
기후 위기·지정학적 갈등·환율 등이 발목

<전문>
기후 위기와 공급망 차질 등으로 전 세계 식품 가격이 요동치면서 추석을 앞둔 한국의 장바구니 물가와 외식 비용이 크게 올라 서민의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본지는 한국의 밥상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시장의 동향을 분석하고 서민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현 상황을 진단한다. 더 나아가 푸드플레이션을 극복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한다.

기후 위기와 지정학적 긴장, 환율 불안정성 등이 맞물려 전 세계 식품 가격이 오르면서 추석을 앞둔 한국 밥상물가 상승 불안을 고조시키고 있다.

8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자료를 살펴보면 8월 식량가격지수는 130.1포인트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6.9% 상승한 것으로, 2023년 2월 이후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정점을 찍었던 2022년 3월보다는 18.8% 낮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곡물 가격이 0.85% 하락했지만 육류와 유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전체 식품물가를 끌어올렸다. 육류가 4.9% 상승한 128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제품은 16.2% 상승한 152.6포인트를 기록했다.

밀은 유럽연합(EU)과 러시아의 풍작으로 하락했고 옥수수는 미국 내 사료와 에탄올 수요 증가에 힘입어 상승했다. 쌀은 루피화 약세 등으로 인도산 가격이 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여파에 하락했다.

식량 가격이 상승한 요인은 국가와 지역마다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공통된 원인도 있다. 일단은 기후 위기가 있다. 지난달 영국 일간 가디언은 “극심한 더위와 가뭄, 홍수는 기후변화 최전선에 있는 농부들과 슈퍼마켓 소비자들에게 재앙이 되고 있다”며 “지난해 폭염으로 인도에선 양파가, 코트디부아르에선 코코아가 전멸했고 최근에는 산불과 폭염에 유럽 전역에서 올리브와 감귤류, 채소가 피해를 봤다”고 전했다.

7월 바르셀로나슈퍼컴퓨팅센터(BSC)의 막시밀리안 코츠 박사 팀은 2022년부터 2024년 사이 벌어진 기후변화와 식량 가격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조사에 따르면 영국에선 극심한 겨울철 강우로 인해 감자 가격이 2024년 1~2월 22% 상승했고 에티오피아에선 2022년 벌어진 가뭄 탓에 2023년 3월 식량 가격이 40%나 급등했다.

코츠 박사는 “최근 1~2년 사이 이러한 현상이 널리 확산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가장 큰 영향을 받은 품목은 신선한 과일과 채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유는 분명하다. 이들 품목은 보관이 어렵고 생산 후 시장에 출시되는 기간이 짧기 때문”이라며 “곡물과 쌀은 저장할 수 있지만, 부패하기 쉬운 농산물은 비축할 수 없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더 커진다”고 덧붙였다.

갈수록 커지는 해상 물류 리스크도 글로벌 푸드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있다. 세계 최대 보험 중개 기업 마시앤드매클레넌에 따르면 7월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상선 공격을 재개하자 선박 보험료는 급등했다. 1억 달러(약 1400억 원) 가치인 선박에 대한 보험료는 한때 최대 100만 달러까지 상승했다. 공격 전까지 선박 가치 대비 0.4% 수준이던 보험료가 1%까지 오른 것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홍해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무역 중심지 중 하나로, 공격이 확대되면 상선 보험료가 인상할 뿐 아니라 유가도 오르고 상품 흐름은 중단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도 장바구니 물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가공식품과 축산물 중심으로 체감물가 상승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7%를 기록했는데, 농축수산물만 4.8%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안팎에서 움직이면서 수입물가 상승이 원가 부담의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농심과 오뚜기, CJ제일제당, 동원F&B 등 주요 식품 기업은 가격 인상 행렬에 합류했다.

정부는 치솟는 식품 가격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앞서 밥상물가 안정을 목적으로 6~7월 농축수산물 할인에 460억 원을 투입하기도 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달러가 움직이면 닭이 화내는 이유?…계란값이 알려준 진실 [에그리씽]
  • 정국ㆍ윈터, 열애설 정황 급속 확산 중⋯소속사는 '침묵'
  • ‘위례선 트램’ 개통 예정에 분양 시장 ‘들썩’...신규 철도 수혜지 어디?
  • 이재명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 62%…취임 6개월 차 역대 세 번째[한국갤럽]
  • 환율 급등에 증권사 외환거래 실적 ‘와르르’
  • 조진웅 측, 소년범 의혹에 "확인 중"⋯'시그널2' 어쩌나
  • ‘불수능’서 만점 받은 왕정건 군 “요령 없이 매일 공부했어요”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7,296,000
    • -1.23%
    • 이더리움
    • 4,715,000
    • -1.24%
    • 비트코인 캐시
    • 860,000
    • -2.66%
    • 리플
    • 3,110
    • -4.83%
    • 솔라나
    • 206,500
    • -3.86%
    • 에이다
    • 655
    • -1.95%
    • 트론
    • 428
    • +2.39%
    • 스텔라루멘
    • 375
    • -2.09%
    • 비트코인에스브이
    • 30,950
    • -1.84%
    • 체인링크
    • 21,170
    • -2.31%
    • 샌드박스
    • 220
    • -3.9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