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원작 영화에 갇힌 한국 영화계⋯"오리지널 시나리오 발굴해야"

입력 2025-08-1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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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딸' 누적관객수 400만 명 돌파⋯올해 최고ㆍ최단 기록
흥행ㆍ작품성 모두 실패한 '전독시'⋯영화 매체 특성 못살려
"오리지널 시나리오 발굴 위한 제도적·산업적 투자 병행해야"

▲ 영화 '좀비딸'과 '전지적 독자 시점' 포스터 (네이버 영화)
▲ 영화 '좀비딸'과 '전지적 독자 시점' 포스터 (네이버 영화)

여름 극장가의 기대작이었던 '좀비딸'과 '전지적 독자 시점'이 나란히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했지만, 평가와 흥행은 엇갈렸다. 무분별한 웹툰 영상화에서 벗어나 독창적인 영화 시나리오를 발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17일 영화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좀비딸'의 누적관객수는 400만 명을 돌파했다. 조정석·이정은 등 주연 배우들의 호연이 흥행의 결정타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화 관람 활성화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영화관 입장권 6000원 할인권을 450만 장 배포한 효과 역시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연출과 서사에서 신파와 기시감이 짙어 작품 자체의 평가는 저조한 상황이다. 특히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잃은 것은 개성이고 얻은 것은 어중간한 오락"이라며 작품의 한계를 지적했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흥행과 작품성 면에서 모두 실패했다. 제작비에만 300억 원이 넘는 돈이 들어갔지만, 전날 기준 100만 명의 누적관객수를 동원하는 데 그치며 손익분기점 돌파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 영화는 웹소설과 웹툰으로 제작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신과 함께' 시리즈를 제작해 쌍천만 신화를 달성했던 리얼라이즈픽쳐스가 제작을 맡았지만, 영화화 과정에서 원작의 매력을 충분히 구현하지 못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완성도로 관객과 평단의 아쉬움을 샀다.

이 같은 연출적 한계는 배우들의 역량마저 온전히 발휘되지 못하게 했다. 주연인 이민호는 서사의 중심축임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고, 지수 역시 연기력 논란에 휩싸여 극적인 순간의 정서적 밀도를 충분히 끌어올리지 못했다.

인기 웹툰 등 이미 팬덤이 형성된 지적재산권(IP)에 기대는 현상은 한국 영화 산업의 구조적 특성과 맞물린다. 코로나19 이후 극장 산업이 위축하면서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되는 상업영화에서 실패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검증된 콘텐츠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이다.

특히 웹툰 원작은 기존 독자층을 기반으로 일정 수준의 관객을 보장받을 수 있어 투자 유치에도 유리하다. 제작사와 투자사 입장에서는 안전한 선택이지만, 그만큼 영화 고유의 창작 실험과 새로운 서사의 발굴이 위축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원작을 차용하더라도 매체 특성에 맞춘 새로운 해석과 서사 확장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지혜 영화평론가는 "이미 팬덤이 형성된 IP는 투자 리스크를 줄일 수 있지만, 그만큼 영화 고유의 창작 실험과 새로운 서사의 발굴이 위축되는 부작용이 있다"라며 "오리지널 시나리오 발굴을 위한 제도적·산업적 투자가 병행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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