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올해 1분기 큰 폭의 실적 하락세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등 계열사 공사 종료와 해외 프로젝트 준공 여파로 외형이 줄어든 영향이다. 다만 도시정비사업에서는 독보적인 수주 성과를 거두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물산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건설부문 매출이 3조6200억 원, 영업이익은 159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30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2%, 52.8% 감소한 수치다.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총 매출의 75%를 차지하는 건축부문 매출이 2조7290억 원으로 전년 동기(4조5650억 원) 대비 40.2% 감소했다. 토목(1940억 원)과 플랜트(6970억 원) 부문 역시 전년보다 각각 소폭 감소하며 전반적인 실적 부진을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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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실적 하락은 수년간 실적을 견인해온 삼성 계열사 발주 공사들의 마무리와 맞물린다. 도급액 3조8000억 원 규모의 삼성전자 평택 공장 'P3 Ph.3' 공사는 올해 1분기 완료됐고 8436억 원 규모의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FAB 마감공사'도 작년 말 마무리됐다.
이와 함께 사우디 메트로, UAE 푸자이라 복합발전 등 해외 대형 프로젝트도 순차적으로 준공되며 외형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물산은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 준공과 하이테크 물량 감소로 실적 규모가 모두 감소했다”며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와 경쟁력을 바탕으로 실적 성장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삼성물산은 그룹사 의존에서 벗어나 민간 수주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에는 삼성전자 등 계열사에서 수주한 하이테크 프로젝트가 실적을 견인했지만 이 물량이 줄어든 최근에는 도시정비사업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모양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부터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래미안’ 브랜드를 앞세워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올해 들어서는 수주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삼성물산은 1분기에만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5조213억 원을 기록하며 연간 목표치(5조 원)를 조기 초과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수주액(3조6398억 원)은 물론 2006년 기록한 역대 최대 수주액(3조6556억 원)도 넘어선 수치다.
주요 수주 사업지로는 △한남4구역(1조5695억 원) △신반포4차(1조310억 원) △장위8구역(1조1945억 원)을 비롯해 △방이동 대림가락아파트(4544억 원) △방화6구역(2416억 원) △한양3차(2595억 원) △광나루현대 리모델링(약 2000억 원) 등이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압구정, 여의도 등 핵심 입지의 사업장을 중심으로 추가 수주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